지난 주말에 다녀온 온천은 낙안온천이다. 매번 그 주말에 다녀올 온천을 미리 정해두는 편인데 이번에는 즉흥적으로 다녀왔다. 여수, 순천 여행을 하면서 순천 낙안읍성에 들렀는데, 그 근처에 있어서 들어가봤다. 사전지식이 없었기에 큰 기대가 없었는데 예상밖의 횡재랄까? 여기, 물이 참 좋다.
전남 순천 낙안온천
전남 순천시 낙안면 조정래길 933에 위치한 낙안온천은 순천 가볼만한곳에 빠지지 않는 낙안읍성민속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낙안읍성에서 가까운 편이니 근처에서 잠깐 온천욕을 즐기고 가는 것도 좋은 여행코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낙안온천 건물은 3층짜리로 1층 앞에도 주차장이 상당히 넓은 편이지만, 3층 옆으로도 주차자리가 꽤 여유롭다. 3층에 차를 주차하고 옆문으로 들어갔다. 매표소와 남탕은 1층에, 여탕은 2층에 있다.
낙안온천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포털 사이트와 홈페이지에 나온 정보와는 다르니 문의,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요금은 대인(초등학생 이상) 6,500원이고 소인(24개월~7세미만)은 4,500원이다. 20인 이상 단체는 5,500원.
국내 온천여행을 하다 보면 매표소에 남자분이 계신 경우도 적지 않은데, 친절까지 겸비한 경우는 드문편. 보기 드물게 매표소에 친절한 남자분이 계셔서 수질과는 다르게 또다른 의미로 인상적이었던 온천이다.
매표소 앞에는 벌교-낙안노선 버스운행 시간표와 온천수질분류와 이용효과 안내가 붙어 있다.
전남에는 지리산온천, 화순온천, 도곡온천 등의 총 14개의 온천지구가 있다. 이들 대부분의 수질이 알칼리성 또는 약알칼리성인데 이번에 방문한 순천 낙안온천 역시 알칼리성 온천으로, 2000년 온천 발견하여 2003년 온천원보호지구로 지정되었다.
규모가 큰 온천은 아니지만 지하 830m에서 솟아오른 온천수에는 유황과 게르마늄이 풍부하고, 칼슘 등 13가지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국내 온천 중 양질의 온천수로 꼽을 수 있는 곳이다.
온천공수는 총 4개, 용출온도는 29.6도이며 평균 굴착심도는 697m이다. 온천보조3공이 pH9.82~10.1의 알칼리성이며 미량 성분에 의해 유황온천으로 분류된다고 안내되어 있다. 제4호공 역시 pH가 9.88~9.96으로 알카리성에 해당하며, 중탄산나트륨천에 유황온천에 해당(미량성분에 의한 분류)한다고 계단 옆 벽쪽에 붙은 게시물에 안내되어 있다.
역시 온천에서 빠질 수 없는 '우리온천 이렇게 좋아요' 어김없이 등장!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낙안온천은 국내에서 가장 부드러운 알카리성 온천수임을 자부합니다.
-유황, 게르마늄, 리튬 및 보론 등 피부와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어우러진 최고의 온천수, 성분 효능은 항암, 면역력 증강, 진정, 피부미용 및 호르몬보호로 알려져 있다.
-무좀, 습진, 아토피성 피부염의 경우 체질에 따라 수일 내 개선효과가 있으며, 만성질환인 관절과 신경계통 및 각종질환에 탁월한 효험이 있다.
-낙안온천에서는 어떠한 정수시설도 사용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100% 천연온천수만을 사용한다.
매표소에서 입욕권을 받아들고 계단을 올라 2층 여자 온천탕 앞에 섰다. 여탕 입구에는 쇼파와 저것은 쇼파인가 안마의자인가 까리한 '앉을 때 사용하는 물체'가 놓여있다.
신발을 벗어 들고 옷장 아래칸에 넣으면 된다. 들어올 때 목욕용품이며 속옷 판매하는 곳 근처에 쌓아놓은 수건을 1~2장 가지고 들어오면 된다. (여탕에서도 수건 쌓아두고 필요한만큼 가져다 쓸 수 있다니 남탕 이용자들은 잘 모를 소소한 기쁨이다!)
입욕권은 따로 넣는 통도 없고, 내라고 다그치는 분도 없어서 그냥 주머니에 넣고 들어왔는데, 빈 옷장(열쇠가 꽂혀 있는 옷장 중 마음에 드는 번호 선택하면 된다)을 열어보니 그 안에도 입욕권이 들어있다. 그것은 내가 받은 흰색 입욕권과 달리 분홍색이었는데 지역주민이나 달목욕권 등의 할인권이 아닐까 생각했다.
거의 매주 온천여행을 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이긴한데 거리에는 젊은이가 많지만 온천탕 안에서는 나도 젊은축에 속하는 편일 정도로 이용객의 평균연령대가 높다. 낙안온천은 유독 어르신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평상도 넓고, 많고, 누워서 쉬는 분들도 많다. 옷장 사이사이에 있는 평상엔 누워서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이 참 많았다.
탈의실 공간의 시설은 세련되지는 않다. 드라이어는 유료(2분에 100원)로 2대 가량 비치되어 있다. (동전 넣어도 작동 안할 때는 기계를 잘 흔들어보라고... 툭툭 쳤는데도 내 돈 100원 먹었다 ㅠㅠ)
출처 http://www.순천낙안온천.kr/
욕탕 안으로 들어가 서면, 정면에 바가지탕이 보이고 등쪽 벽면에 입식 샤워기 20석이 있다. 그 앞쪽으로 좌식 샤워기가 50석 가량인데 좌식 샤워기는 수도/샤워기 전환도 해야 하고, 전환한 후에는 엄지로 누르고 있어서 물이 나온다.
열기욕실은 황토사우나와 보석사우나의 두 군데인데 황토사우나 쪽의 문은 폐문이라 보석사우나로 들어갔더니 두개가 안쪽으로는 트여있는 상태, 열기욕실은 하나인 셈이다. 세신베드는 자세히 보지 않아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두 개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세신 받는 분들은 꾸준히 있었고 바가지탕과 좌식 샤워칸 사이가 널찍한 편이라 할머니가 누워계시면 딸과 손녀가 때를 밀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시력이 나쁜 편이라 할머니 쓰러지신 줄 알고 놀라서 쳐다봤는데 그게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탕은 냉탕, 안마탕, 온탕, 미지근탕, 정체불명의 큰 탕의 총 5개이다. 온도표시는 따로 없고 열탕격인 안마탕이 가장 인기가 많다. 샤워후 제일 먼저 온탕에 들어갔는데 물의 색깔이 짙은데 탕의 성분이나 온도에 대한 표시가 없어서 답답했다. 이어서 안마탕에 들어가봤는데 때같은게 많이 떠있어서 깜짝 놀랐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유황과 온천의 알카리성 성분이 안마펌프로 인해 압축작용으로 인한 것이지 부유물이 아니라고 되어 있다. 안심이다. 두번째로 놀란 것은 물이 매끄럽다. 다녀본 온천 중 수질이 최고라 생각하는 솔기온천과 비슷한 느낌이라 놀라웠다. (실제로 솔기온천은 ph9.58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천이고 낙안온천은 ph9.82~10.1 알카리성 중탄산나트륨천이다.)
유황온천이라고 해서 여기에도 달걀 썩는 냄새가 나려나 싶었는데, 미량이라 그정도까지는 아니다. 정확하게는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천 (함유황)이라고 표현하는게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중에 낙안온천 목욕 단골인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며 여쭤보니 안마탕이 물이 정말 좋고(실제로 단골 이용자로 보이는 분들의 몸 피부는 얼굴피부 대비 매우 희고 매끈했다. 할머니도 마찬가지!), 온탕은 녹차탕인데 아토피, 피부질환에 효과적이라 피부가 좋지 않았던 아가씨가 효과를 봤다며 사례를 늘어놓으셨다. 미지근탕은 안마탕에서 오래 앉아 있으면 힘드니 번갈아 들어가는 곳 (냉탕이 너무 차가워 힘들다고)이고 가장 끝의 정체불명의 큰 탕은 아이들 노는탕으로 주말에만 물을 받아 둔다고 한다.
계획없이 어쩌다 들어가게 된 온천인데, 보드라운 피부결을 선사해 준 전남 순천 낙안온천. 이번에는 사정상 나만 다녀왔는데 남편과 아들에게도 좋은 물은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다음에 꼭 다시 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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