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세심천온천에서부터 시작한 2019년 염탕일기 1는 대전 유성온천 경하온천호텔까지가 꼭 열번째이다. 대부분 다녀온 온천에 대해 기억력을 짜내어 자세히 기록해두었지만, 미루고 미루다 모래에 쥔 모래처럼 기억이 사라져 다른 포스팅에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간 경우도 있다. 모래알로 흩어지기 전에, 지난 주말 다녀온 국내 유명 온천 중 하나인 유성온천 원탕 이용기를 올려본다.
대전 유성온천 경하온천호텔 온천탕
야구 직관을 하려는 것도 아닌데 대전을 찾은 이유는 무엇? 유성온천도 유명한 국내온천으로 손꼽히는 곳 중 하나이다. 그리 먼 거리도 아닌데 (굳이 온천만 하러 찾아가기엔 애매한 거리이긴 함) 본격 온천여행을 한 후로 부러 찾아가지는 않았다. 티켓팅이 박터지는 관계로 녹록치 않을 것 같기는 하지만, 올해는 야구 관람도 하고, 온천욕도 즐기고, 맛집도 들러 볼 생각이다.
매년 관광객수가 감소하고 있어 유성을 대표하는 대형 숙박시설 곳곳이 문을 닫고 유성관광특구의 위상이 흔들~한다고는 해도, 직접 가보니 대전 유성온천에는 계룡스파텔을 비롯한 여러 숙박업소가 성업중이었다. 대부분이 100% 온천수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간판을 걸고 있었는데 경하온천호텔 역시 그랬다.
단 한방울의 수돗물도 섞여 있지 않은 경하온천은 유성온천지역 내에서도 손꼽는 수질을 자랑하여 지역주민들이 즐겨찾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유성온천 중 경하온천호텔을 가장 먼저 다녀온 것인데 유성온천 원탕으로 지하 400m 직영 온천공에서 채취한 100% 암반온천수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총객실 40실 (한실 29실, 양실 11실)에 한식당, 남여온천탕, 120대 수용가능한 대형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유성온천역 7번출구에서 도보로 10분 이내로 교통도 편리하다. 주차장은 건물 앞 몇 자리 뿐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밥 먹으러 가면서 보니 뒤쪽에 주차장이 매우 넓었다 ^^;;
경하온천 온천탕 이용요금은 일반 (초등학교 1학년 이상부터) 5,500원이고 소인 (12개월 이상~미취학아동)은 3,000원이다. 입욕료가 저렴한 편인데 10장, 20장 구입하면 일반요금도 4,500원까지로 더욱 착한 가격이 된다.
대중온천탕 이용시간은 오전 5시부터 20시까지 (여 온천탕 세신은 오전 7시부터 17시까지)
온천마다 빠지지 않은 우리물 좋아요 자랑하는 코너. 경하온천은 아주 대놓고 '자랑'하고 있길래 얼마나 물이 좋길래? 하는 궁금증을 커졌다.
경하온천의 자랑 KYUNGHA SPA HOTEL
1. 우리 온천은 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산성도(pH) 8.89의 약알카리성 단순온천 이며, 아토피성 피부염, 습진, 신경통에 온천치료 효과가 높습니다.
2. 온천공 심도 400m, 채수허가량 일 420톤, 토출온도 42℃의 온천공을 자체 보유하고 있으며, 한 방울의 수돗물도 섞여 있지 않습니다.
3. 온천법 제 2조에 의거 용출 온도가 25℃이상이면 온천수입니다. 우리 온천의 지하공 냉수 온도는 27℃로 온, 냉탕 전체가 온천수입니다.
4. 거울과 수도꼭지에 내려앉은 흰색 물질은 수분이 증발된 뒤에 남아있는 인체에 유익한 칼슘(Ca), 칼륨(K), 규소(SI) 및 고형광물질(T-Solids)입니다.
5. 우리 온천은 지하 저장탱크 (300톤)를 업애 매 시간마다 새로운 온천수를 보충하고 이으며, 미네랄 성분까지 걸러내는 여과기를 없애 살아 있는 온천수를 공급합니다.
온천욕 후 몸의 물기를 제거하지 않고 자연 증발시키는 것이 광천욕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호텔 로비에서 입욕권을 받아서 각자 남탕과 여탕으로 흩어졌다. 남탕은 2층이고 여 온천탕은 1층에 있다. (로비에서 중간문을 열고 나가야 함)
경하온천호텔 계단 오르고 문을 열자마자 오른편에 여탕 출입구가 있고, 정면에 중간문, 그 뒤로 프론트 데스크가 있다. 곧바로 여탕으로 들어오는 사람도 있을 법한데 그래서인지 여탕 앞에 입욕권은 프론트 데스크에서 구입하라고 써두었다.
여탕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면에 앉아서 잠깐 쉴 수 있는 쇼파가 놓여 있고 그 뒤로는 온천수 분출 시작 장면과 지하 200m 굴진 작업 사진 등이 보인다. 아마도 경하온천에서 보유하고 있다는 자체 온천원공 (온천허가 1038호) 개발 사진일 것이다.
겹겹이 문이다. 또 문을 열고 들어서니 신발은 옷장 안에 보관하라고 한다. 한손으로 신발과 목욕가방을 들고 두리번거렸다. 카운터가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직원분이 수시로 바닥을 닦고 곳곳을 정리한다. 시설이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정돈 상태가 깔끔하다.
여탕 카운터에 수건과 옷장키가 놓여있는데, 직원분께 입욕권을 내고 수건과 옷장키를 가져가면 된다. 하얀색 수건 2장이 제공되며 수건에는 경하온천호텔이라고 씌어 있다.
출처 http://www.khhotel.com
위아래칸 반만 사용하는 대부분의 목욕탕, 온천과 달리 경하온천은 한 통을 다 사용할 수 있어서 옷장이 넉넉하다. 다만 옷장 열쇠가 장난감스러워서 누가 마음먹고 열려고 하면 어렵지않게 열릴 것도 같아서.. 고가의 소지품은 카운터에 맡기는게 나을 것 같다. (귀중품 보관도 해주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본인은 귀중품이 없는 인생이라;;)
여탕 입구에서 안쪽으로 쑥 들어가야 옷장과 욕탕이다. 스킨, 로션, 면봉, 미용티슈, 빗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선풍기와 드라이어도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출처 http://www.khhotel.com
욕탕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이 어려워 경하온천호텔에 올려진 사진으로 대신한다. 상기 사진은 리모델링 전의 여탕 사진인 것 같다.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가운데 바가지탕(?)의 막힌 부분을 드러내고 열탕으로 사용하고 있다.
탕 안에 들어서면 정면에 탕이 보인다. 온탕, 열탕으로 나뉘어 있는데 온탕 부분이 두 배 정도로 더 크다. 탕 앞에서 섰을 때, 오른쪽에는 서서씻는 샤워칸이, 왼켠으로는 앉아서 씻을 수 있는 칸이 마련되어 있는데 각각 8석이라 총 스무석이 채 되지 않는다. 그동안 가본 온천과 목욕탕 통틀어 가장 규모가 작다. 온탕을 바가지탕 삼아 주변에 자리잡고 앉은 분들은 경하온천에 자주 왔을 법한 자태로 앉아 때를 밀고 단장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부분의 이용객이 피부가 뽀얗고 탄력있어서 부러웠다.
보통 냉탕은 수영도 가능할 정도로 넓은 경우가 많은데, 냉탕도 가정집 욕조의 2배는 되려나 싶은 정도의 아담한 사이즈이다. 황토사우나도 한칸 있으나 서넛이 앉으면 꽉 찰 정도라 친밀도가 높아진다 ^^; 사우나 안의 온도계는 70도를 가르키고 있었지만, 각 탕과 열기욕실에는 따로 온도표시가 되어 있지는 않다.
세신베드는 1개가 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세신관리가 가능하다.
인기 온천 중 하나라라 일부러 일요일 늦은 오후에 유성온천을 찾았다. 그러면 이용객이 많지 않을 것 같다는 계산에서였다. 그러나 입욕하는 분들로 붐비는데다 욕탕 규모도 아담하여 그동안 온천 가본 중 인구밀도가 가장 높았던 것 같다.
챙겨온 팜플렛을 보니 객실 사진은 물론이고 경하온천호텔 남 온천탕과 여 온천탕 사진도 수록되어 있다. 남탕은 여탕보다 시설이 오래되어 보이는데 여탕만 리모델링을 한 건가 싶다. (이 사진을 본 아이는 여탕은 진짜 좋다고 부러워했다;;; 읭? ㅋㅋㅋㅋ)
아, 그리고 상기 사진을 찍어둔 이유는? 영수증에도 '지하 400M 직영 온천공에서 채취한 100% 암반 온천수만을 사용합니다'라고 써둔 멘트가 인상적이어서였다. 좋은 물에 대한 자부심 뿜뿜이다!
개운하게 온천욕을 마치고 나오니 이미 밖은 어둑해지고 배는 고파왔다. 근처 맛집을 검색해서 저녁을 먹고 올라가기로 했다.
홈페이지에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외관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유성온천 경하온천호텔. 화려하고 세련된 호텔은 아니지만, 편리하고 청결한 시설에 저렴한 가격, 넓은 주차장, 친절한 서비스로 고객만족 100%를 실현해 가고자한다. 말 뿐만이 아니라 방문해서 이용해보니 실제로 그러하다. 시설과 규모는 크게 개의치않고 저렴하게 좋은 온천수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대전 유성 경하온천
소재지 : 대전광역시 유성구 온천로101번길 30 (봉명동)
이용요금 : 5,500원
특징 : 심도 400m의 자체 온천공에서 채수한 100% 암반 온천수
- 廉湯이거나 혹은 恬蕩이 될 수도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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