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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온천

온양온천 가족탕 용문탕 (용문온천장)

by 이우유 2019.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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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좋아하는 여자가 목욕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남자 둘과 온천여행을 다니게 되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더러 생긴다. 목욕시간을 여유롭게 잡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충 씻고 나온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게 내심 불만이었다. 그런 불만이 쌓여 폭발직전일 때는 가족탕을 찾는 것으로 해소하곤 한다. 이번에는 온양온천 용문온천장으로 향했다.

온양온천 가족탕 용문탕 (용문온천장)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을 떠올리자면 부곡, 백암, 수안보, 유성, 척산... 등이 있지만) 본격적으로 온천여행을 다니기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물이 좋다는 온천은 온양온천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저기 온천여행을 다니면서 경험해보니 온양온천이 그리 좋은지 체감하기 어려웠고 내 피부에 잘 맞는 수질의 온천 몇몇을 발견하여, 온양온천은 즐겨 찾지 않았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말이다. 하지만, 온양온천 용문탕 다녀오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다. 홀딱 반해버렸다는 표현이 꼭 맞을 듯하다.

 

온양온천역 근처에는 온양제일호텔, 온양관광호텔 등 목욕과 숙박을 겸한 업소가 즐비하다. 용문탕(충남 아산시 온천대로 1481)은 온양온천 가족탕을 검색하다 알게된 곳인데 신천탕에서 가까운 편이라 찾기 어렵지 않았다.

 

 

다만, 온천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으나 옆 건물들보다 안쪽으로 쑥 들어가 있어서 대충 보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다. 건물 지하에 주차장이 있으나 들어가 보지 않아서 주차칸수를 확인하지는 못했고, 용문온천장 건물 앞에 주차선이 그려져 있어 다섯 대 정도 주차가 가능하다. 무료주차이지만 뒤에 주차된 차가 있어서 뺄 때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렸다. 다음에 용문탕 방문한다면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온양온천 용문장 1층은 온천탕 남탕과 여탕이 있다. 입욕료가 저렴한 편으로 소인은 3,500원 / 7세 이상은 4,500원이다. 입욕권을 10장, 20장, 30장... 많이 구입할수록 장당 가격은 떨어져서 성인도 3천원대의 입욕료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4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로 매우 이른 시간 문을 열고 닫는다. 이번에는 용문온천장 가족탕만 이용을 해봤는데 기회가 되면 온천탕도 이용해 보고 싶어졌다. 물이 정말 좋다.

 

온양온천 가족탕으로 시설이 좋은 곳도 있지만, 월풀 욕조보다 투박한 대중탕형 욕조에서 몸을 담그는 것을 선호해 용문탕을 선택했다. 용문온천장 가족탕 요금은 큰 욕실은 30,000원 / 일반욕실은 20,000원 (2인 기준)이고 1인 추가시 30% 가산된다고 안내되어 있다.

 

온양 용문온천 가족탕 이용을 위해서 2층으로 올라갔다. 겨울이고, 방학이고, 주말이고.. 온천 성수기라 예약없이는 이용 못하는 건가 싶었지만 다행히 바로 이용이 가능한 방이 남아 있었다.

 

더 큰 방을 주고 싶어 하셨는데 다 예약이 되어 있어서 어쩌냐며 작은 방으로 가라고 하셨는데 어찌된 것인지 이용요금은 37,000원이다. 퇴실하며 문의하니 가족탕 가격은 2시간에 3만원이고 1인 추가에 7천원이라는 답변에, 그 방도 큰 방이라고 하신다;;;

우리가 프론트에서 이용요금을 결제하고 있을 때 가족탕 이용을 마치고 나온 커플이 2시간은 너무 짧다고 투덜거리며 내려왔다. 용문온천장 후기를 검색해보고 이용시간이 3시간인 줄 알고 있었는데... 원래 가족탕 이용 기준시간은 2시간이고 여름이나 한가할 때는 3시간까지도 준다고 한다.

 

프론트에서 수건 3장과 일회용 칫솔과 면도기를 받아 들고 5층으로 올라왔다. 카운터가 2층이고, 계단을 이용해 5층까지 올라가야 한다. 다행히 4층은 없는 건물이다. 새것 느낌이 물씬 풍기는 수건과는 달리 온양온천 용문탕은 내 나이와 비등비등할 것 같은 '늙은' 건물이었다. 옛날 여관방은 이렇게 생겼구나 싶게 좋게 말하면 옛날 갬성이 곳곳에서 묻어 난다.

 

방음이 잘 되지 않는, 불안하다 느껴지는 문잠금 장치가 달린 나무문이다. 방으로 들어오기 전에 전실이 있고, 그 옆으로 욕실이 있다. 여자들끼리만, 혹은 엄마와 아이만 방문하기에는 조금 꺼려지는 것은 비단 내가 겁이 많은 편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가족탕'이라는 이름처럼 꼭 가족끼리 목욕을 즐기러 오시길 권하고 싶다 ^^

 

방에는 침대도 있고 (침대가 없는 방도 있음) TV, 에어컨, 미니냉장고와 드라이어도 있다. 방에도 수건이 두어장 있으니 프론트에서 받은 것까지 하면 닦고 말리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다른 가족탕에도 가보았지만 보통 이렇게 변기와 욕조가 매우 가깝다. 처음 가족탕 이용했을 땐 약간 불편한 마음이 들었는데 종종 이용해보니 익숙해져서 그런가 이제는 아무 느낌이 없다. 수안보, 화성(율암,월문), 부곡 등에도 시설이 좋은 온천 가족탕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환하고 깔끔한 시설을 선호하면 그쪽으로...

 

온양온천 가족탕 용문탕 (용문온천장)

구식인데다 얼핏보면 굉장히 비위생적인 것처럼 보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청소 관리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워낙 오래되어서 청소한 티가 잘 안날 뿐. 우리 집도 열심히 청소해도 너저분해 보이는데 그게 내가 청소 안해서 그런 것이 아님을 잘 알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

 

온양온천 용문온천장 가족탕 욕실에는 타일형 욕조와 샴푸, 비누, 치약이 비치되어 있고 대중탕처럼 대야와 바가지, 목욕탕용 의자도 준비되어 있다. 욕조는 작아보이는데 꽤나 크다. 보통키의 성인여성이 발 뻗고 누울 수 있을 정도이고, 3인 가족이 이용하기에 부대끼지 않은 크기이다.

 

욕조의 물을 빼고 퇴실한다

욕조가 커서 좋기도 하지만, 물을 받는데는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이용시간이 2시간이라 계속 체크하면서 물 받았던 기억이 난다. 사실 가족탕 2시간 이용하는 것은 시간이 넉넉한 편인데... 대중탕에서는 순서 기다리느라 씻고 말리는데 시간이 지체되지만 가족탕은 오롯이 둘, 셋의 공간이므로.

 

온양 용문탕의 장점은 물이 정말 좋다. 씻고 나면 부들부들 해진다. 몸에 비누칠 안하고, 바디로션 바르지 않아도 매끄러운 피부는 나의 것! 다음날 샤워하기 아까울 정도였달까? 물 좋은 온천 찾는 분이라면 필수 방문 추천이다.

단점은 노후된 시설은 알고 방문한 거라 패쓰하고... 욕실에 수건걸이나 하물며 못이라도 하나 박아 두었으면 수건, 목욕가방 등 걸어두기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510호 였는데 퇴실하면서 맞은편 방인 507호를 살펴보니 침대는 없지만 우리가 이용한 방보다 훨씬 크고 욕실도 널찍하다. 여기를 이용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지만, 물은 같은 물일테니!

 

생각했던것처럼 오래된 건물이 맞았다!

1980년대의 공기가 가득했던 온양온천 용문탕에서 만족스럽게 2시간 동안 온천욕을 마치고 문을 열고 나오니 바깥은 2020년 언저리이다. 흡사 시간여행을 한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사색도 잠깐, 배가 몹시 고팠으므로 (어렵사리 차를 빼고) 곧장 늦은 점심을 먹으러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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