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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온천

부산 해운대 온천 청풍장, 청풍 가족탕 후기

by 이우유 2020.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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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청풍 가족탕 (청풍장 온천, 청풍탕)

온천여행을 하다보면 짝꿍같은 상호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온천탕과 숙박업소 (온천호텔, 온천장)를 함께 운영하는 업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동래온천만 해도 만수탕-만수여관, 녹천탕-녹천호텔, 대성탕-대성관호텔 등 예로 들만한 곳이 한 둘이 아니다. 해운대 온천에도 송도탕-송도각, 해운온천-해운온천여관, 청풍탕-청풍장 등이 있었으나...

할매탕과 함께 원탕으로 불리던 청풍해수원탕은 작년에 폐업, 그자리에 설렁탕집 (청풍설렁탕)이 되었다. 부산 해운대에서 물 좋기로 원투탑이었던 온천인 청풍탕이 없어진 것은 몹시 아쉬웠다. 이번에야 가족탕만 이용할 생각이었지만, 다음번에는 꼭 대온천탕을 이용해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2년 전에 해운대에 왔을 때만해도 청풍탕이 있었는데... 지금은 청풍모텔뿐이다. 대로변에 있어서 찾기 쉬우나 청풍장과 청풍설렁탕 건물 사잇길로 들어가야 청풍 가족탕 출입구를 찾을 수 있다.

 

청풍장온천 건물 외관

월요일 아침에 눈꼽만 떼고 청풍 가족탕으로 향했다. 청풍탕이 없는 것이 의아했지만, 온천로고도 뙇 있고, 해운대온천 원탕으로 유명한 청풍탕이 없어졌으리라곤 생각조차 못했으나...

 

평일 아침 가족단위 손님의 방문이 익숙하지 않은 주인아저씨께서는 '저이들은 이 날, 이 시간대에 왜?'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셨다. 이제 대중탕은 운영안하시냐는 물음에, 그렇다고만 대답하시고 더 이상 덧붙임 말씀은 없었다. 하아-

 

허락을 구하고 찍은 안내실 사진, 1층 안내실 벽면에는 부산광역시보건환경연구원 시험성적서 등과 함께 목욕요금이 게시되어 있다.

청풍 가족탕 요금은 20,000원 (2시간 2인 기준)이다. 인원 추가시 중학생 이상 5,000원 / 초등학생 3,000원 / 미취학 아동 2,000원이 추가된다.

 

23,000원을 결제하고 객실키 받아 가족탕으로 올라가는 길. 예전 청풍장 전경 사진과 온천의 효능 등이 적힌 액자가 벽에 걸려 있길래 찍어보았다.

 

2층 계단 끝에는 음료수 자판기와 수건을 말리는 건조대 등이 보인다. 객실에도 수건이 준비되어 있지만, 몇 장 더 챙겨주셨는데... 건조기 돌린 수건의 뽀송함 대신 자연건조한 수건의 뻣뻣함과 정겨움이 남아 있다. 표면이 거칠다는 완곡한 표현되시겠다;;;

 

그 옆으로 큰 거울 앞에 드라이기와 스킨 로션등이 비치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가족탕을 이용하고 시간이 부족하다면 퇴실 후, 여기에서 단장을 해도 될 것 같지만... 약간의 시간 초과는 배려해주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리는 2층 끝 객실인 206호로 향했다. 실물 객실키를 손에 들고 있었지만, 손잡이에 꽂을 필요는 없는... 객실 문은 열려 있는 상태였다.

 객실문만 보아도 켜켜이 쌓인 청풍장의 세월이 느껴진다.

바깥공기와는 사뭇 다른 듯, 객실 안은 8-90년대에 멈춰있는 것 같다. 세련된 시설, sns에 올리면 뽀대나는 사진을 원한다면 추천한 만한 가족탕은 아니다. 해운대온천 가족탕 몇 곳을 이용해보니 (이외 지역의 온천을 이용해봐도) 이용요금이 비싸면 시설도 좋다. 시설은 할매탕>송도각>청풍장 순서이며, 가격은 청풍장이 가장 저렴하다.

 

요즘 건물 같지 않은 스멜이 팡팡 느껴지는 창문과 창틀, 맞은편으로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가 보인다.

 

미니냉장고에는 생수 2병이 들어 있고

 

전화기와 수건도 가지런히 놓여 있다. (가족탕 이용하면서 객실 전화 이용할 일이 거의 없는데... 청풍장에서는 안내실에 전화를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잠시 후에 ㅠㅠ)

 

오래된 선풍기와 찐 열쇠의 객실키와 여분으로 챙겨주신 사용후 반드시 돌려주어야만 할 것 같은 청풍온천모텔 수건.

 

작동이 될까 의문스러운 에어컨은 무려 GoldStar 금성이었다!

시설이 오래되고 낡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해운대 해수욕장 놀러왔다가 간단히 쉬고 잠깐 쉬었다 가기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인데.. 어린 친구들, 연인들은 다분히 헐- 뭥밍- 허거걱 할 것 같다.

객실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의 욕실, 아담한 사이즈의 욕탕과 변기, 샤워기 등이 있다. 사진으로 찍었을 때 퍽 유쾌한 느낌이 드는 공간은 아니다. 

 

하지만, 굳이 해운대 청풍장 온천을 찾아갈 정도라면 시설 때문에 방문한 이는 아닐 터. 청풍장 가족탕 온천수에 대해 벽면에 적힌 내용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청풍장 온천수 안내

해운대 온천은 원래 구남 온천이라 하였고, 신라 진성여왕이 천연두를 치료하였다고 하는 기록이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이 온천이다. 구남온천은 한때 그 효험이 알려지자 전국 방방곡곡에서 나병환자와 심지어 대마도에서 왜인들이 몰려들어 폐해가 커지자 주민들에 의해 폐탕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청풍장 온천수는 지하 120m의 암반에서 용출되는 수온 53도씨의 천연 약수온천수이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저희 청풍장 온천수는 욕욕으로 피부병질환, 류마티스성 질환, 창상, 갱년기 장애 등 여러가지 신체적 질환에 신비한 효험이 인정되고 있다.

원래 온천이라는 것은 자연상태의 여러가지 물질이 함유된 뜨거운 물이 솟아오르는 것으로 당 업소는 해운대 온천원탕으로써 순수한 온천수를 직접 생산하고 있으며, 인공적인 보일러 시설이 전혀 없기때문에 굴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묙욕후 가급적이면 그냥 말리는 것이 더욱 더 효과가 크다.

위와 같은 안내문과 함께 해운대 온천은 일반 비누가 되지 않으니 온천 비누 및 샴푸를 사용해 달라는 당부도 덧붙인다.

 

온수 밸브만 온천수인 듯, 맛을 보니 그쪽만 짭조름했다. 하지만, 꽤나 오래 물을 틀어도 후끈 뜨거운 기운이 없이 미지근하기만 하다.

청풍장 약수온천은 무색투명한 알카리성 라듐식 온천으로 마당(지하 400자)에서 직접 온천이 솟아오르는 원탕, 수온이 무려 53에 이르므로 인공적인 보일러시설이 전혀 필요없는 순온천인 청풍장은 굴뚝이 없다, 고 들었는데...

너무 이상하여 안내실로 전화해 문의하니 요즘같은 날씨에는 온도가 많이 올라가지 않으니 받았다가 흘려보내고 받아서 흘려보내고 반복해보라고 하신다.

 

청풍장과 잘 어울리는 파란 목욕바가지

처음보다는 수온이 따뜻해지기는 했지만, 후끈한 물맛을 보지 못해 무척이나 아쉬웠으나, 코 끝 시린 겨울에 다시 청풍 가족탕을 찾아오라는 의미로 생각하기로 하고 2시간이 채 못되어 밖으로 나왔다.

 

아침식사 전에 목욕부터 하러 간거라 단지 우유는 하나씩 마시고 ㅋㅋㅋ

 

퇴실할 때는 욕조 물마개를 꼭 뺀다

욕조가 가족탕이라기 보다는 독탕에 가까운 아담한 사이즈이다

욕실에 샤워기가 있기는 하지만, 수압이 매우 약하므로 머리를 감기 위해서는 욕조에 받은 온천수를 바가지로 퍼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

 

1970년대 청풍장 전경, 왼쪽이 공중탕이고 오른쪽이 가족탕, 독탕 건물이다.

 

그보다 모양새가 갖춰진 1980년대 청풍장 모습이다. 주차된 차량만 봐도 시대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2020년 7월 6일 오전에 촬영한 청풍장온천과 청풍설렁탕 사진.

청풍탕 원탕은 물이 뜨거워 계란을 물 안에 넣어 삶아서 손님들께 팔았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그 자리에는 설렁탕집이 생겼다. 물론 청풍 가족탕에서 개운하게 목욕을 하고 한 그릇 먹기 딱 좋은 위치이기는 하다. 가격도 저렴해서 우리 가족도 온천 후 청풍설렁탕에서 한 그릇씩 먹기는 했지만... 짝꿍을 잃은 슬픔이 느껴져 왠지 처연한 사진 한장이다. 이제 청풍탕은 없으니 말이다.

주소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료 332

요금 대중탕 없음

가족탕 가격은 20,000원 (2인 2시간 기준) 추가요금 있음

해운대 온천 청풍 가족탕 특징 Na-Cl형식염천

인공적인 보일러 시설이 없음 (원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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