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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본맛

을지로 우래옥 본점, 진한 육향의 평양냉면 한 그릇

by 이우유 2019.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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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동대문 DDP에 다녀오는 길에 점심을 '어디에서' 먹을까 잠깐 고민했다. 함흥냉면을 먹을까, 평양냉면을 먹을까 하다가 당연히 평랭을 선택했다. DDP에서 을지로 우래옥 본점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도보로 이동했다. 근처 방산시장, 광장시장 나왔다가 우래옥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분들이 많았던 것인지 평일임에도 대기가 길고 주차장은 붐볐다.

 

우래옥 본점 평양냉면 맛집

을지로 우래옥 본점 위치 확인

주소  서울 중구 창경궁로 62-29

영업시간  매일 11:30 - 21:30  휴무 월요일, 명절

대표메뉴 평양냉면 14,000원  불고기 33,000원

 

우래옥에 도착한 때는 딱 점심시간대였다. 평일이었지만 오후 1시가 조금 못된 시간이라 식당 앞은 매우 혼잡했고 주차장 들어가는 길에는 만석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이 사진은 다 먹고 나올 때 찍은 사진인데 오후 1시 30분에는 주차장에는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지만, 식당 안의 대기줄은 여전했다.

 

을지로 우래옥 본점매일 오전 11시 30분 개점, 오후 9시 30분에 문을 닫는다. (매주 월요일과 명절이 휴무) 주문 마감은 오후 9시이다.

이번이 우래옥 첫 방문이라 오픈시간대에 어떨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오전 11시 30분에 문을 여니 아마도 그 전부터 기다리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절로 짐작케했다. 왜냐~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말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던 것. 우리도 대기 명단에 이름을 적고 호명이 되기를 기다렸다. 젊은이들도 간혹 있었으나 대부분은 연세가 지긋한, 그러나 의상 등으로 미루어 멋쟁이임을 알 수 있는 노인분들이었다.

 

대기 명단 적으면서 얼마나 기다리면 되냐고 물어봤더니 20분 정도 기다리면 될 거라고... 정확히 20분 기다려 자리에 착석했다. 불고기나 생등심을 먹는 분들도 있지만 점심시간이라 대부분은 냉면을 먹기에 회전율은 빠르나 테이블 회전보다도 대기명단에 이름 올라가는 속도도 그에 못지 않으니 대기인원은 한동안 변함없이 유지되었다.

여럿이 함께 온 손님이 아니고, 혼자 혹은 둘이서 왔다면 합석은 필수인 모양이었다. 우리로 합석하는 테이블로 안내받았고 곧바로 면수가 나온다. 어찌나 뜨거운지 집에 갈 때까지도 컵을 잡았던 손이 화상입은 것처럼 아렸다. 

 

Since 1946  70년 넘게 이어온 전통의 맛. 저희 우래옥은 변함없이 찾아주시는 고객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더욱 깊은 정성으로 모시겠습니다.  又來屋

 

가격은 찍지 않은 메뉴판 :D 우래옥 메뉴 가격이 착한 편은 아니라 가격은 외면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왜 이것만 찍어놨을까? ㅎㅎㅎ 여튼 우래옥의 평양냉면 가격은 14,000원이며 선불이다.

외국인 손님이 있던 테이블은 고기를 구워먹기도 했지만, 점심시간대 대부분의 손님은 평양냉면을, 그리고 가끔 불고기를 주문하는 경우도 보였다.

 

진한 육향의 평양냉면 한 그릇

냉면과 함께, 평양냉면집에서는 보기 드물게 겉절이 비주얼의 배추김치가 나왔다. 그동안 다녀본 평랭집에서는 두툼한 방짜유기에 담겨 나왔는데 우래옥에서는 자기그릇에 나온다.

 

우래옥에 도착한 것이 12시 45분, 자리에 앉은 게 1시 5분이고 냉면이 나온 것은 1시 12분, 다 먹고 나갈 때가 1시 30분이었으니 먹는 시간보다 기다린 시간이 더 길었다. 평양냉면 맛집이니 이 정도의 기다림은 짧고도 당연한 건가 싶지만 ^^

 

냉면이 나오자마자 머리 속을 스친 생각을 순서대로 여과없이 적어보면, 계란이 없네-배채가 많네-사기그릇에 나오네 ㅎㅎㅎ

 

함께 나온 배추김치는 매우 독특했는데, 얼핏 보곤 그냥 겉절이가 나온 줄 알고 특이하게 평양냉면 먹는데 겉절이를 주네 했는데.... 먹어보니 이게 참 맛있다. 기름진 느낌이 있는데 씹다보면 새콤하니 우래옥의 묵직한 평양냉면과 잘 어울린다.

 

개인취향상 어떤 냉면을 먹든 식초, 겨자.. 아무것도 넣지 않고 먹는다. 테이블에는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이번에도 그냥 거기에 있는가보다 하고 외면했다.

 

작년에 상해 여행하면서 북한식당에서 먹어본 평양냉면은 내가 그동안 먹어온, 그리고 선호하는 평양냉면의 맛과는 많이 달랐다. 나는 밍밍하고 투박한, 그렇다고 행주빤 물 정도까지는 아닌... 투박한 평양냉면을 선호한다.

그런데 우래옥의 냉면은 내가 좋아하는 계열은 아니었다.

 

향이 너무 묵직하고 육수의 간이 센편이라... 그리고 소심하게 덧붙이자면 14,000원의 서민적이지 않은 가격임에도 계란 반쪽 올려져 있지 않은 아쉬움도 있었다. 물냉면에 삶은 계란 들어간 것 싫어하는 분들도 있지만, 내게는 '공식'같은 거라서 뭔가 완전체의 느낌은 들지 않는?

합석을 한 젊은이들은 역시 우래옥 냉면이 최고라면서 호로록 국물을 마셔댔지만 나는 면발에 딸려 올라온 육수의 간만으로도 충분해서 냉면대접을 들이켜 마실 필요는 없었다.

 

김치는 정말 맛있어서 리필해서 다 먹고 왔다.

 

다 먹고 내려올 때도 평양냉면 한 그릇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았다. 한 3시쯤 가면 대기가 없으려나?

남편은 지금껏 먹어본 평양냉면 중 우래옥이 장 맛있다고 다음에 또 오자고 했고, 나는 육향이 내 취향과는 맞지 않지만 김치가 취저이니 다음에 또 와도 되겠다고 답했다.

우래옥(又來屋)의 뜻이 '다시 찾아온 집'이라던가? 냉면 한 그릇 가격치고는 부담없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다시 찾아갈 집'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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