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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뭉치

온천 명인이 되었습니다, 읽고 벳푸여행 떠나다

by 이우유 2019.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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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명인이 되었습니다?

우연한 일이었다. 온천명인의 목욕일기에 마우스가 멈췄다. 글쓴이의 필력이 대단했다. 그렇게 브런치였나, 블로그였나 글쓴이가 올린 글을 거의 다 읽었던 것 같다. 며칠 후 다시 읽기도 했는데 그 때 '온천 명인이 되었습니다 (저자 안소정)' 출간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얼른 출간되어 종이책으로 읽어보기를 바랐다. 아직까지는 (그리고 앞으로도) 모니터보다는 종이책이 좋으니까.

교과서 구입할 겸 영풍문고 문고에 갔다가 입서가에 꽂힌 책 2권 중 한 권을 집어왔다. 나중에 알게 되어 아쉬움이 컸던 사실은, 인터넷서점에서 구입한 사람들에게만 온천정보가 담긴 온천명인 여권을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것. 앞으로 책은 인터넷서점에서만 구입하리라 소심하게 다짐하며 책장을 넘겼다.

온천명인은 아니지만, 온천욕을 즐기는 한 사람으로 온천관련 서적 여러 권을 읽어봤다. 하지만 일본 온천은 (당분간은) 관심밖이라 읽어볼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목욕 가방 들고 벳푸 온천 순례라니...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목욕 가방 없이라도 벳푸 온천 여행을 떠나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일본 벳푸, 유후인 여행은 보통의 한국사람들처럼 몇 차례 다녀왔다. 그때는 다른 취미에 심취한 터라 온천은 적당히 즐기는 정도였는데 관심밖의 일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더욱 알찬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근 5년동안 벳푸여행은 가질 못했는데, 온천명인이 되었습니다를 읽고 제대로 뽐뿌가 왔다. 마침 며칠간 시간도 되고, 남편은 스기노이 다나유에서 맞이한 일출을 꼭 다시 보고 싶다고 하여 급히 티켓팅을 했다. 나는 다나유 노천온천보다는 미도리유가 더 좋지만, 이제 스기노이 호텔은 너무 많이 가서 지겨운 감이 없지 않지만, 호텔 예약도 마쳤다.

 

우연이 아니었다. 바로 이 책 때문에 마음 한 켠에 은근히 가고 싶었던 벳부행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책은 간나와, 묘반, 벳푸, 하마와키, 간카이지, 호리타, 가메가와, 시바세키까지 여덟 동네의 온천에 이색온천까지 보태어 소개하고 있다. 온천 소개는 물론이고 온천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목욕탕 이용팁 (탕 둘레에 발을 딛거나 걸터앉지 말 것, 수건은 머리 위에 얹거나 바구니에 보관할 것 등등)을 소개하고 있어서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하다. 꼼꼼히 읽어보고 나도 가보고 싶은 곳을 메모했다. 그리고 다시 지웠다, 리스트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한다.

 

나도 온천이 좋아서 온천에 다니면서 가끔씩 포스팅을 하고 있지만, 정확한 정보를 싣고자 샤워기가 몇 개이고 탕이 몇 도인지... 세고, 기억하다 보면 이게 진정한 즐거움인가 싶어져 약간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도 계속 즐겁게 목욕해야겠다는 긍정적인 메세지가 느껴졌다. 그러면 내 발 디딘 곳에 근거해서 나만의 특별한 한줄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온천에 다녀오기만 하면 명인이 된다니. 게다가, 온천 명인이 되어도 특별할 것이 없다니.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기쁨 이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는 일. 이렇게 완벽한 일이 있을까? 나는 이미 온천 명인이 되고 싶어졌다. 온천 명인의 세계에 급속도로 매료되었다. 결심했다. 온천 명인이 되겠노라고. 그렇게 벳푸 온천 명인을 향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행복을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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