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샘솟는 탄산수, 청송 달기약수탕
1박 2일 청송 여행 첫 날, 달기약수터 근처에서 달기약수로 끓였다는 닭백숙을 먹고 난 후 들른 곳이 달기약수탕 원탕이다. 달기약수는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부곡리에 있는 약수로 '달계약수'라고도 한다. 용존 이온성분과 탄산을 다량으로 함유하는 탄산지하수이다. 처음에는 큰 관심이 없어 시큰둥했는데, 한모금 마셔보고 맛이 신기하여 물통 가게에서 물통을 구입, 한 통 가득 담아오기도 했는데...
청송 달기약수 원탕
달기약수닭백숙을 먹은 곳이 달기약수터 원탕 바로 앞에 위치한 서울식당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그냥 무작정 내려가 보았는데, 약수터처럼 안생겨서(?) 달기약수탕 원탕인지 몰랐다. 물을 마시는 이도, 물을 떠가는 이도 거의 없어서 원탕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애매한 시기 애매한 시간대 방문이라 그랬던가 보다.
서울여관식당에서 정말 가깝다. 살짝 과장을 보태면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
차를 타고 주차장까지 올라가서 안내표시를 제대로 못 본 모양이다. 달기약수를 담아 올라가는 길에 보니 청송달기약수터 원탕이라고 잘 보이게 표시도 해두었다.
우리가 달기약수탕 원탕에 갔을 때는 두 분이 물을 뜨고 계셨다. 사실 약수의 효과에 대해서는 읭?하는 편이라 그냥 한모금 마셔볼까 하고 내려갔던 건데... 마셔보니 정말 신기한 맛이었다.
약간 쇠맛? 피맛? 탄산수의 느낌이랄까. 맛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약수가 있다니 정말 신기할 따름이었다. 평소 탄산수를 아주 즐겨 마시는 편이라 닭백숙 집에서 가져온 빈 생수통에만 담아갈까 했는데... 큰 통에 물뜨는 분이 달기약수의 효능에 대해서 썰을 풀어주셔서 팔랑귀가 솔깃했다.
달기약수탕 원탕에는 약수는 마시는 사람이 우선 (그래서 큰 통에 받고 있으면 먼저 한바가지 양보해준다), 약수를 10L 이상 담을시는 다른 탕을 이용할 것, 이라고 안내되어 있다. 원탕말고도 상탕-천탕-중탕-신탕-하탕이 있는 모양인데 다른 곳은 가보지 못했지만 원탕의 물이 (당연히?) 좋다고 한다.
달기약수터 원탕의 첫 인상은... 마시는 물한테 이런 표현 미안하지만 변기를 연상케 했다. 고무신 화장실 같았는데 순화하여 표현하자면 말발굽;;;
그런 모양새에 약간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일단 가족끼리 한 모금씩 마신 다음, 500ml 페트병에도 담고..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있겠냐 싶어서 근처에서 물통을 사서 담아가기로 했다.
달기약수탕 Dalgi Mineral Spring Site
달기약수탕 원탕 근처에 그림과 함께 달기약수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어 옮겨본다.
지금으로부터 약 130년 전 이 곳에서 수로공사를 하던 중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약수를 발견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곳의 약수에는 톡톡 튀는 맛을 내는 탄산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들이 녹아 있어, 예로부터 위장병, 부인병, 피부병, 안질과 같은 질병들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달기약수는 빗물로부터 시작된다. 빗물이 지하에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고, 지하 깊은 곳에서 마그마에서 뿜어져 나온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탄산수로 바뀌게 된다. 탄산수는 지하의 암석에 포함된 다양한 물질들을 녹여낸 후 틈을 따라 지표로 상승하여 지금의 탄산약수롤 솟아나고 있다.
우리 말고는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생각보다 물이 빨리 차올라서 금세 약수통 한 통을 다 채울 수 있었다.
달기약수를 한 통 가득 받아 든든 뿌듯해 하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 때가 오후 5시 30분쯤이었는데 꽤나 어둡고, 사람이 별로 없었다.
속상한 점은 청송에서 1박을 한 터라.. 집에 약수를 가지고 올라갔을 땐 약간 녹물처럼 색이 변해 있었다. 욕심 내지 말고 그냥 작은 페트병에만 담아서 마실 걸... 청송여행을 다녀온 지 열흘이 두 번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 떠온 달기약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힘들게 떠왔기에 버리지도, 그렇다고 마시지도 못하는 계륵이 되고만 것 ㅠㅠ
혹시라도 달기약수탕 원탕에서 물을 떠오려거든 당일이라면 큰 통에 담아와도 좋지만, 하루이틀 숙박을 할 예정이라면 집으로 출발하기 직전에 떠올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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