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경북 영주 부석사에 가다
작년 가을 영주 부석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에 다녀왔다. 세 곳 모두 양산 통도사, 안동 봉정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와 함께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사찰이다.
경북 영주 부석사(浮石寺)
사계절 언제 가더라도 항시 아름답다는 경북 영주 부석사 (충남 서산에도 같은 이름의 부석사가 있다.)
2017년 10월 비오는 날의 부석사와 2018년 7월 무더운 날의 부석사
내가 부석사에 로망(?)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때문은 아니었고, 한때 열렬히 좋아했던 소설가 신경숙의 <부석사-국도에서>라는 소설때문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기엔 어려움이 있어 매번 가기를 주저하다가 작년 가을, 작심을 하고 날을 잡았더니만 하필이면 그날 비가 꽤나 많이 내렸다.
마음을 먹은 이유는 드라마스페셜이었나? 국시집 여자 재방송을 우연히 보고 가기로 결심! 얼핏 지나간 배경이 부석사 범종루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안동 병산서원이었다;;; 음하하하하- 여튼 그런 착각 덕분에 십 여 년동안 쉽사리 못가던 부석사에 다녀올 수 있었다.
2017년 10월의 어느 멋진 날의 법주사
2017년 11월, 마곡사에 가서 청기와를 보았느냐?
부석사를 시작으로 법주사와 마곡사에 다녀왔는데, 2018년이 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나랑 엄청난 관련이 있었던 것마냥 기쁘고 기분이 묘했다. 특히 작년 가을 공주 마곡사에 갔을 때,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플랜카드도 보았던 터라 더 반가웠다.
2017년 가을, 서울-영주 부석사
작년 가을에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반포)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영주종합터미널까지, 영주 종합터미널에서 시내버스(27번)를 타고 부석사까지! 이른 아침 출발해야 했고, 비도 제법 내렸고, 영주에서 시내버스 시간 맞추려고 기다려야 했고, 절에 도착하니 관광객은 비가 와도 많았고, 계속 우산들고 다녀야 하니 번거로웠고...
그래도 부석사는 아름다웠다! 기대 그 이상이었고, 다음에 날씨 좋을 때 또 와야지 생각했다.
국가지정문화재 관람요금 : 문화재보호법 제33조의 규정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관람료를 징수한다.
부석사 입장료는 어른 1,200원, 중고생과 군인 1,000원, 초등학생 800원이다. (30명 이상 동일 목적으로 동시에 입장하는 단체객은 이보다 요금이 약간 저렴하며, 만65세 이상 경로증 소지자, 장애인 복지카드 소지자, 국가유공자, 조계종 신도증 소지자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2018년 무더운 7월의 부석사
낮 최고기온이 35~6℃에 이르는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왜 하필이면 이런 날을 선택했냐면, 사람이 많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다행인지(?) 비가 내리던 날보다 관람객이 훨씬 적었다.
이번에도 자차로 이동했는데, 주차장에 내리려다가 앞선 자가용들의 행렬을 그대로 따라 가기로 했다. 꽤 가파른 길을 무작정 따라 올라가보니 이쪽에도 매표소가 있었다. 간이매표소(?)인 것 같은데, 여튼 걷는 거리를 단축할 수 있어서 좋았다.
관람료는 어른 1,2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800원으로 동일했으나, 이곳에서는 관람권을 주지 않았다. 현금으로 관람료 지불한 다음 바로 입장~
조금 걷다보니 경비실이 나온다. 조금만 옆을 보면 부석사 삼층석탑이 보인다. 자차로 위쪽에 주차하고 매표소에서 표를 끊으니 걷는 거리가 진짜 엄청 단축되어서 좋았지만, 여유롭게 산책하는 재미는 덜하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옷이 축축해지는 매우 무더운 날이었으므로, 산책하는 재미따위는 전혀, 네버! 없었을 것이다.)
기와불사를 하고 싶었으나 그냥 불전함에 넣기로 하고 패스~
부석사 범종각과 삼층석탑
鳳凰山浮石寺
부석사는 경북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 있는 절로 부석상 범종루 현판에는 '봉황산 부석사'라고 쓰여 있다.
누각에는 법고와 목어, 운판이 있다.
사중사물(寺中四物, 불교의 사물)인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을 설치해두는 건물을 범종루라고 하는데 특이하게 범종루에 범종이 없다. 범종은 따로 조성된 범종각에 있는데, 스쳐 지나가기만 하고 미처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浮石寺安養樓
부석사 무량수전 맞은편에 있는 누각으로 2단으로 쌓은 높은 석축 위에 세워진 팔작지붕건물 안양루(범종루쪽에서 보면 안양문, 무량수전에서 바라보면 안양루) 누 밑을 통과하여 무량수전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전면에서 보면 2층 누각이지만 무량수전쪽에서 보면 단층전각처럼 보인다.
부석사 안양루 2층 누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부석사 경내의 전각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림같은 경관이 펼쳐진다.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인 김삿갓 김병연을 비롯한 많은 문인들이 안양루에서 바라보는 경치를 노래하는 시문을 남겼다고 하는데 누각 내부에는 많은 시문 현판들이 걸려 있다.
석등 사이로 무량수전 현판을 담아보고 싶었으나 오가는 사람이 많아져 쉽지 않았다.
고개를 숙여 겸손하게 안양루 올라서자마자 보이는 부석사 무량수전과 무량수전 앞 석등, 국보 18호와 국보 17호를 제쳐두고 먼저 다른 것을 보려 발걸음을 옮겼다.
'하늘에 뜬 돌' 부석 (浮石)
"부석은 무량수전 뒤에 있다는군요. 정말로 돌이 떠 있는지...... 실과 바늘이 드나들 만큼 두 개의 부석 사이가 떠 있다는데."
"가서 확인해보죠."
"실하고 바늘 가져왔어요?"
웃지도 않고 남자는 얼굴을 손바닥으로 문지른다.
사과꽃이 필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데...... 중얼거리면서.
신경숙의 <부석사-국도에서> 중에서
부석사 창건에 얽힌 선묘설화와 관련이 있는 바위, 부석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게끔 한자로 浮石이라고 새겨져 있다.
부석에는 동전이 붙어있고, 부석 옆에는 불전함이 놓여있는데 불전함 앞, 위, 옆 가릴 것 없이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이 담겨있을 돌탑이 쌓여있다.
제작 시기와 기간 정확히 알수는 없고 신라 문무왕(재위 661∼681) 때 짓고 고려 현종(재위 1009∼1031) 때 고쳐 지었으나, 공민왕 7년(1358)에 불에 타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시대 중기 건물로 추정되는 국보 18호 부석사 무량수전 (浮石寺 無量壽殿), 얄팍한 지식으로 무량수전하면 생각나는 것은 배흘림기둥 밖에는 없다;;;
무량수전 현판에 적힌 無量壽殿은 고려 공민왕의 친필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보45호 부석사 소조여래좌상 (浮石寺塑造如來坐像)
특이한 점은 불상이 정면을 바라보지 않고, 왼쪽끝에서 오른쪽끝을 바라보고 앉아있다. 무량수전 건물은 남향인데 불상은 동향인 것.
국보 17호 부석사 무량수전 앞 석등 (浮石寺 無量壽殿 앞 石燈)
무량수전 건물보다 오래된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석등. 4면에 보살상이, 석등 하단에 연꽃 무늬가 새겨져 있다.
무량수전 건물 뒤켠으로 돌아나가면 다시 부석이 보인다.
첫번째 방문때는 비가 와서, 두번째 방문때는 더워서 부석사 곳곳을 모두 찾아보지는 못하고, 부석과 무량수전, 삼성각 위주로 살펴보았다. 언젠가 다음의 방문때는 조사당과 자인당 등도 천천히 살펴볼 수 있도록 날이 좋은 때로 선택해야겠다. 어제는 너무 더워 관람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너무 더워서 찬찬히 살펴보기엔 힘든 그러한 날씨였으므로...
6시가 넘어 자동차가 주차된 곳으로 내려오니 근처 매표소 문은 닫혀있었고, 관람객은 그냥 올라가고 있었다. 6시 이후에는 요금을 받지 않는 모양이다.
곧바로 집으로 갈까 하다가 화장실만 잠깐 이용하려고 대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여차저차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슈퍼에서 음료수도 사마신 다음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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