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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본맛

안동 헛제삿밥, 월영교 앞 맛50년 헛제사밥

by 이우유 2018.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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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헛제삿밥, 월영교 앞 맛50년 헛제사밥

1박 2일 청송 여행을 마치고 올라오던 길 점저로 선택한 메뉴는 바로 안동헛제삿밥이었다. 집에서 경북 청송까지 거리가 만만치 않기에 그냥 올라오기는 아쉬워, 올라오는 길에 안동에 들러보기로 한 것.

 

안동맛집 맛50년헛제사밥

알쓸신잡에도 나온 헛제삿밥, 안동 랜드마크 월영교 앞에는 안동 헛제삿밥으로 유명한 식당 둘이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안동 헛제삿밥 맛집으로 검색해 본 후 나는 맛50년헛제사밥(경북 안동시 석주로 201)에, 남편은 까치구멍집에 가보자고 했지만 도착하고 보니 바로 옆집이었다.

 

두 식당의 메뉴와 맛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여 주차한 곳에 조금 더 가까운 식당인 맛50년헛제사밥에 들어갔다. 몇 걸음만 더 걸으면 까치구멍집이라 그냥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는 게 솔직하겠다.

 

고품격 안동음식전문점 맛50년헛제사밥

각종 매체 기사와 유명인의 사인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은 여느 유명 맛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화장실(복도 끝 오른쪽) 가는 길에 찍어본 주방 사진이다. 주방이 거의 오픈되어 있어서 좋은데, 거의 서빙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서 주문하면 금세 한 상이 차려진다.

선입견인지 한식, 제사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는 연세 지긋한 아주머니가 솜씨좋게 음식을 만드실 것 같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앳된 학생 둘이 서빙을 하고 있었고 주방에는 외국인이 있어서 의아했다.

 

문이 없이 홀에 오픈되어 있는 자리도 있지만, 우리가 안내받은 자리는 지글지글 끓는 바닥의 작은 방이었다. 방에는 너댓 개의 테이블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 방에만 난방을 하고 있는 모양인지 손님들이 다 이 방에만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대에는 우리까지 세 테이블이 식사를 함께 했다. 일요일이었고 점심을 먹기엔 늦고, 저녁을 먹기엔 다소 이른 시간대라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을게다.

 

 

안동 헛제삿밥 가격

월영교 앞 안동 맛50년헛제사밥 메뉴판이다. 일품류는 자세히 보지 않고 정식류만 보았는데 가장 기본 메뉴인 10,000원짜리 헛제사밥 3인분을 주문했다.

헛제삿밥은 놋그릇에 6가지 나물, 탕국, 전(배추전, 다시마전, 호박전, 두부전, 상어고기, 간고등어, 쇠고기, 계란) 김치, 안동식혜 또는 감주가 어우러진 한상차림.
헛제삿밥에 상어고기+쇠고기산적, 도토리묵, 조기, 약밥, 떡을 추가하여 푸짐하게 나오는 선비상은 18,000원으로 맛50년 헛제사밥의 대표 인기메뉴라고 한다.
선비상차림에 문어초회와 부추를 겉들인 쇠고기사태찜, 안동간고등어구이의 특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현학금상은 1인기준 30,000원이며 하루 전 예약 주문, 4인 이상에 한하여 제공된다.

 

 

안동 헛제삿밥, 월영교 앞 맛50년 헛제사밥

주문을 하자마자, 패스트푸드점보다도 빠른 속도로 안동헛제삿밥이 차려졌다. 제사를 지내지 않고도 마치 제사밥처럼 쌀밥에다 각종 나물을 얹어 간장으로 비빔밥을 해먹는 안동의 전통향토음식, 헛제사밥. 3인분이 따로 준비되는데 김치와 간장은 함께 나눠 먹어야 했다.


헛제삿밥은 제사를 지내지 않았지만 실제 제사음식과 똑같이 음식을 차려 먹는 경상북도 안동 지역의 향토음식이다. 헛제삿밥(허제반/虛祭飯)의 유래는 음식이 귀하던 시절 안동지역 유생들이 쌀밥과 맛잇는 음식을 먹고 싶어 제사음식을 차려 놓고 허투루 제사를 지낸 후 제수음식을 먹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상민들이 쌀밥이 먹고 싶어 가짜로 제사음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설 등이 있다.[각주:1] 그러나 문헌 기록이 없어 어느 것도 정확한 유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여튼 제사음식이기 때문에 고춧가루나 마늘 등과 같은 자극적인 양념을 사용하지 않는 제사음식으로 제사 때가 이닐 때 먹는 제수음식이다.

 

여기에 안동식혜(밥에 무 썬 것을 넣고 생강즙과 고춧가루를 넣고 엿기름물로 삭힌 안동지역의 음료)가 함께 나오는데 보기에는 맛이 없어 보였는데 기대치보다 상당히 맛있었다. 안동식혜를 처음 먹어봐서 그런 건가?

 

서울에서 나고 자란 부부라 안동식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라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반찬(?)은 제사를 지내는 집이라면 어렵지 않게 먹어볼 음식들이라 특별히 맛있다고도, 꼭 다시 먹어보고 싶다고 하기도 애매하다. 게다가 직원들이 우리가 뭐 잘못한 거 있나 싶게 (순화하여 표현하자면) 무척 무뚝뚝했다.

다만, 1만원에 집에서 만들어 먹자면 손이 많이 가는 메뉴를 빠르고 간편하게, 게다가 안동식혜까지 맛볼 수 있는 것은 장점이기는 하다.

 

안동 헛제삿밥을 먹었으니 바로 앞, 안동댐 월영교에 가보지 않을 수 없어서 소화 시킬 겸 월영교의 야경을 즐겼다. 늦은 밤은 아니었지만 해가 짧아져 저녁 6시가 못된 시간임에도 꽤나 어두웠다.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오롯이 담아내지 못할 아름다운 풍광의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다.

 

 

  1. 디지털안동문화대전-헛제삿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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