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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발리

발리 자유여행, 천국의 문 '렘푸양 사원'에 가다

by 이우유 2018.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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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자유여행, 천국의 문 '렘푸양 사원'에 가다

처음 발리 우붓에 갔을 때는 사람들이 왜 우붓에 '열광'하는지 잘 몰랐다. 어쩌다 두 번, 세 번 가보고 나니 비로소 우붓의 매력을 얼핏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여름휴가에도 당연히 우붓에 가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원래 '천국의 문'이라 불리는 렘푸양 사원(Lempuyang temple)에 갈 생각은 없었다. 그냥 우붓에서 나무늘보처럼 늘어져 있다가 올 생각이었다는데 어쩌다보니 렘푸양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 타 있었다.

Gates of Heaven at Pura Lempuyang in Bali

▶주소 : Bunutan, Abang, Seraya Bar., Kec. Karangasem, Kabupaten Karangasem, Bali 80852 인도네시아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발리섬 동부에 위치하여 우붓에서도 거리가 꽤나 된다. 보통 우붓에서 차로 2시간 30분 정도 소요가 되므로, 렘푸양 사원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새벽 4시쯤 출발하는 경우도 있다.

일출 즈음에 가면 소위 말하는 '렘푸양 인생샷' 대기줄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 동반 여행이고, 내가 아침잠이 많기도 해서 신새벽에 출발하기엔 무리였다.

 

얼마전 발리 자유여행 중 렘푸양 사원에 다녀온 지인에게 정보를 얻어 택시(?)를 대절해서 갔다. 해가 갈수록 발리의 가이드들도 점점 더 상업적(직역하면 돈을 많이 밝혀서)으로 변한 느낌이다. 

렘푸양 사원에 간 날이 8월 11일이었는데, 우붓 시내를 약간 벗어나니 옷을 갖춰입은 학생들이 노래도 부르고 구호도 외치고.. 인도네시아 광복절 행사 연습중이라고 했다.

 

WELCOME TO LEMPUYANG TEMPLE

우리가 묵었던 엘리멘트 바이 웨스틴 우붓에서 73.5km 거리이고, 호텔에서 택시로 오전 8시에 출발하여 10시 25분께 도착하였다. 오전시간이지만 사원 초입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일출시간 방문이 어렵다면, 늦어도 오전 11시 이전까지는 렘푸양 사원에 도착하길 권하고 싶다.

우리가 입장할 때는 그렇게 방문객이 많지는 않았는데, 나오면서 보니 버스 대절해서 온 단체 관광객이 엄.청.엄.청. 많았다. 남편은 '우리가 상해에 온 거냐, 발리에 온 거냐?'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기부금은 지역을 유지관리하고 청소하는데 사용된다.

매표소처럼 생긴 곳으로 가서 줄을 서니 직원들(이라고 해야 하나..??)이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렘푸양 사원 가기 전에 알아본 바로는 입장료가 얼마이고, 사진값이 얼마이고 그랬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랑은 달랐다.

 

2018. 8. 11. 방문 기준으로 렘푸양 사원입장료는 없다. 사롱을 착용하고 입장해야 하니 입장료가 없다고 하기 보다는 사원 입장료+사롱 대여료를 기부금 개념으로 1인당 Rp.10,000 정도를 내면 된다. 우리돈 1천원 정도인데 이보다 적게 내는 사람도 있고, 많이 내는 사람도 있다.

 

직원의 안내로 10k였으며 장부에 날짜, 이름, 국적, 금액을 적고 사인을 하면 옆에서 직원이 방문자에게 어울릴 법한 샤롱을 골라서 입혀준다. 사원 단지 안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 허리 둘레에 묶인 사롱, 스카프 등을 착용, 무릎과 어깨가 보이지 않게 한다.

 

직원인지 지역주민인지... 사원가는길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안내해 준다.

렘푸양 사원은 아직 덜 상업적으로 변한 발리의 관광지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굉장히 상냥하고 순박하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면 내년에는 어떨지 장담하지는 못하겠지만.. 내려오면서 보니 근처에 호텔도 생길 모양인데..)

 

택시로 올라갈 때도 꼬불꼬불 가파른 길을 기도하며 걸어 올라가는 수행자들 모습이 종종 보였다. 차에서 내리고 나서도 꽤나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야 인스타 페이스북에서 사진으로 보았던 '천국의 문' 그곳이 나온다. 계속 공사 중인지 바닥과 길 옆은 다소 어수선하다.

 

렘푸양 사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지만, 기도드리는 목적으로 매일 24시간 열려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빗방울이 약간 흩뿌리고 있었다. 우리도 우산을 챙겨가기는 했지만, 우산을 쓰기에는 약간 애매해서 펼치지는 않았다.

사원 안으로 입장할 때, 머리에 물을 뿌려준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사원 안으로 입장했을 때는 동양인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이 직원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주었다. 한국인 관광객에게도 이미 입소문이 많이 난 곳이라 그런지 인사말 정도는 익혀둔 모양이었다.

 

날이 흐려서인지 대기 줄이 짧다고 생각했는데, 대기줄을 관리하는 직원이 비가 많이 오니 저쪽 처마 아래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사진찍을 차례가 임박한 몇몇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처마 아래에서 순서대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날씨는 계속 오락가락했다. 맑았다가 흐렸다가... 그러는동안 어느새 우리의 차례가 다가왔다. 그런데 갑자기 새치기를...? 우리 앞,앞에 새치기하려는 외국인들 무리가 나타나 직원이 순서 정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아주 이른 시간대가 아니라면, 반영샷 대기 시간이 상당히 긴 편이니 자기 차례 놓치지 않게 기다리면서도 항상 주시를 해야 한다.

 

보통 중국인들이 새치기를 잘 한다고들 생각하지만, 유럽의 귀족스럽게 생긴 사람들이 새치기를 해서 주변 사람들의 원성을 샀다. 관광지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여 인생샷을 남기고 싶은 마음은 동서양의 차이가 없는 듯 했다.

 

40분쯤 대기를 하고 우리 차례가 되었다. 내가 봤던 사진들로는 아래 호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거울을 들고 반영샷을 찍는 것이었다.

사진사는 저 자세로 거의 움직임없이 앉아 사진을 계속 찍었다. 어쩌다보니 우리는 입장료+사롱 대여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사진사에게 지불했다. 우리 앞뒤로는 사진값을 내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사진값으로 딱 정해진 금액은 없다. 내지 않아도 아무 말이 없었고, 많이 낸다고 고맙다고 하지도 않는다.

가족 인원수가 많은 경우에는 폰이나 카메라 여러대를 주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기도 한다. 우리도 스마트폰 2대로 촬영을 했는데, 소년? 젊은 청년? 사진사가 앉은 자리 위치가 좋아서인지 더 잘 나왔다.

 

렘푸양 사원에서 반영사진 찍기

비싼 택시비를 내고 2시간 30분을 달려, 40분을 기다려 찍은 사진이다. 가족의 경우 단체사진을 먼저 찍고, 개인샷을 3가지 포즈 정도로 찍어준다. 점프샷도 있는데, 찍어본 사람을 알겠지만 멋진 자세를 순간 포착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런데 점프샷도 진짜 잘 찍어준다. 얼굴이 나온 정면 점프샷이라 독자의 안구보호를 위해 포스팅에 올리지는 않는 걸로...

렘푸양 사원은 자주 오기도, 사진 찍기도 어려운 곳이니 만반의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고, '넥스트 포즈' 소리가 여유없이 빠른 편이니 취할 자세를 미리 생각해두는 것이 좋다. 머리 속으로 생각한 것과 실제 자세에 괴리가 있을 수도 있으니 연습을 해 두면 더 좋다.

 

포토 스팟 맞은 편에는 3개의 문이 있는 가파른 용계단이 있다. 계단에서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은 매우 평화롭고 아름답다. 맑은 날이라면 확 트인 인상을 받았을 테지만, 날씨는 복불복이라..

 

신성한 기운이 감도는 렘푸양사원

렘푸양 사원은 발리에서 가장 오래되고 높이 평가되는 사원 중 하나로 해발 600미터에 이르는 렘프양 산의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다. 발리에서 가장 높은 산인 아궁산이 보인다고 하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시야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입장시 기부금 내면서 보니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었다. 요가 자세를 취하지 말 것, (힌두교 사원이므로 공개적으로) 키스하는 행위를 삼갈 것, 용에 올라타지 말 것 등등이었는데 아마 그 드래곤이 이 드래곤을 말한 모양이다.

 

내려오면서 보니 관광명소답게 먹거리 등을 판매하는 가판대가 늘어서 있다. 그렇지만 요란하게 호객행위를 하거나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판매하지는 않는다.

 

렘푸양 사원을 둘러본 후 내려오니 1시간쯤 지났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보다 주변은 매우 복잡해져 있었다. 차량도 많고 사람도 많았는데, 단체 관광객 버스에서 끊임없이 방문객을 토해냈다. 조금 늦게 왔으면 사진을 찍는데도, 사원을 둘러보는데도 한참이 걸릴 뻔했다.

 

화장실 이용은 유료로 Rp. 500정도로 저렴한 편이지만, 참을 수 있다면 끝까지 참을 것을 권하고 싶다. 매우 지저분하다.

이용료가 비싸지 않지만, 그마저도 아까운지 길에서 볼일을 보는 관광객도 있었다. 그 때는 돈이 아까워서 그런가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길이 화장실보다 더 깨끗하기 때문이었나 싶기도 하다.

 

따만 띠르따 강가(물의 정원,Taman Tirta Gangga) 가는 길

우붓에서 렘푸양 사원까지 짧지 않은 여정이고, 이 곳에 오면 거의 하루 우붓 일정은 빼야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발리 자유여행이라고 해도 다시 가기는 부담스러운 곳, 반영샷 사진 찍을 때 날씨가 맑지 않아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 사진 다시 찍자고 다시 왕복 5시간 이상을 달리지는 않을 것 같다. (렘푸양으로 향할 때는 길이 막히지 않았지만, 우붓으로 돌아올 때는 매우 극심한 교통체증에 힘들고 지쳤다.)

보통 렘푸양 사원 다녀오면서 물의 정원인 따만 띠르따 강가(Taman Tirta Gangga)에도 들른다. 우리도 물의 정원에 들렀는데 포스팅이 늘어지니, 다음에 이어서 포스팅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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