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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여기저기

면앙정의 봄 (feat. 면앙정가 춘경)

by 이우유 2020.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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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앙정의 봄, 면앙정가 춘경(春)

오래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아직도 집에는 '한국 고전시가 해설' 같은 책이 책꽂이에 꽂혀있다. 그 중 수능기출이었던 작품에는 포스트잇으로 표시도 해두었다. 사미인곡 1998 수능, 규원가 2001 수능, 면앙정가 2003 수능... 하는 식으로.

 

이유는 알 수 없는데 공부할 때 그냥 마냥 좋았던 송순의 면앙정가, 면앙정에 다녀온 기념으로 오랜만에 면앙정가도 다시 읽어 보았다.

 

면앙정 주차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면앙정 입구로 향하는 길, 여기는 버스 정류장인가보다. 정류장 겸 화장실?

 

전라남도 기념물 제6호인 면앙정 (俛仰亭)

전라남도 담양군 봉산면 제월리(봉산면 면앙정로 382-11)에 있는 면앙정은 송순(宋純)이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와 지은 정자이다.

송순은 퇴계 이황 선생을 비롯하여 강호제현들과 학문이나 국사를 논하였으며, 기대승, 고경명, 임제, 정철 등 후학을 양성했던 대학자이다.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면앙정 입구 표지판이 보인다. 그냥 이쪽에 주차를 해도 되는 모양이다.

 

나름 문학소녀였던 터라 소쇄원, 명옥헌원림,  면앙정, 식영정, 송강정, 독수정원림, 환벽당, 상월정, 연계정, 남극루를 쭉 둘러보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 한 곳만 가보자 해서 다녀온 곳이 바로 면앙정이다.

 

너럭바위 위에 소나무와 대나무를 헤혀고 앉혔다는 면앙정. 평지에서 그리 높지는 않다.

 

돌계단을 층층이 밟고 올라가는 길 옆을 보면

 

이렇게 대나무가 촘촘하다.

 

송순의 여유로운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한적하고 조용한 봄의 면앙정이다.

 

면앙정가비

너럭바위 위에 소나무와 대나무를 헤치고 정자를 앉혔으니, 구름을 탄 청학이 천리를 가려고 두 날개를 벌리고 있는 듯하다.

옥천산, 용천산에서 흘러 내린 물이 정자 앞 넓은 들에 끊임없이 펴진 듯하다. 넓거든 길지나 말고, 푸르거든 희지나 말지.

 

면앙정 맞은 편에는 예사롭지 않은 나무 한 그루가 있어서 가까이 가보니 보호수였다. 마을이장님이 관리한다는 200년된 참나무라고 한다.

 

정자 옆쪽으로는 면앙정에 대한 설명도 간략하게 되어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작아서 부러 찾아온 게 아니라면 대수롭지 않은 건물이라 여기고 넘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면앙정 춘경

흰 구름, 뿌연 안개와 놀, 푸른 것은 산아지랑이구나. 수많은 바위와 골짜기를 제 집으로 삼아서 나오기도 하고 들어가기도 하면서 아양을 떠는구나. 날아오르다가 내려 앉다가, 공중으로 떠났다가 넓은 들로 건너갔다가, 푸르기도 하고 붉기도 하고, 옅기도 하고 짙기도 하여, 석양과 섞여 가랑비조차 뿌리는가.

 

면앙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이며, 전면과 좌우에 마루를 두고 중앙에는 방을 배치하였다.

 

골기와의 팔작지붕 (네 귀에 모두 추녀를 달아 만든 지붕) 건물이며, 추녀의 각 귀퉁이에는 활주가 받치고 있다.

 

현재의 건물은 여러차례 보수를 한 것이며, 1979년과 2004년에 지붕을 새로 올렸고, 주변 대나무와 잡목을 제거하여 시야를 확보하였다.

 

방문은 닫혀 있지만 신발을 벗고 올라가 볼 수도 있다.

 

면앙정에서 내려다 본 모습, 풍류를 즐기기 퍽이나 좋았겠구나 :P

 

그리 높은 곳에 위치한 정자는 아니지만,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래에 면앙정 주차장도 보인다. 층층 돌계단으로 돌아가기 귀찮은데 직진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그러기엔 무섭다;;;

 

도로 돌계단을 내려가 소나무를 향하여... 머무른 시간은 잠깐이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뜻깊은 탐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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