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벳부 여행을 한 한국인이라면 한번쯤은 숙박해 보았을 온천 리조트가 있다. 바로 스기노이 호텔이다. 벳푸 시내를 굽어보는 언덕 위에 자리한 대규모 호텔로 숙박동만 본관, 중관, 하나관의 세 개의 건물로 나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온천시설도 바다를 굽어보는 절경으로 유명한 타나유,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야 하는 더 아쿠아가든, 숙박자 전용 온천인 미도리유의 세 곳이며 가족탕(예약제)도 운영한다.
벳푸 온천여행 2. 스기노이 호텔 (Suginoi-Hotel / 杉乃井ホテル)
벳푸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스기노이 호텔은 호텔과 벳부역(서쪽)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다. 전에 왔을 때와는 다르게 역 근처에 인포메이션이 생겨 이용하기 더욱 편했다. 2019. 4. 7.~ 4. 8. 1박을 하였으며 숙박하는 동안 스기노이 호텔의 온천 세 군데를 모두 이용하였다. 먼저 다나유부터 소개해본다.
스기노이 팔레스 (スギノイパレス 棚湯)
스기노이 팔레스에는 타나유를 포함한 대온천장과 볼링장이 있는 건물이다. 타나유 (棚湯 다나유)는 대략 1,200평의 부지에 수용인원만도 남탕 300명, 여탕 300명 총 600명에 달한다. 신경통, 오십견, 관절통, 근육통, 관절경직, 타박상, 치즐, 냉증, 병과후 회복기, 피로회복, 건강증진, 허약아동, 만성 피부병 등에 효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다섯개의 단으로 이루어진 온천 다나유는 맨 위에 들어가 한 단씩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이다.
출처 https://www.suginoi-hotel.com
잊지 못할 절경과 바다로 향한 개방감에 스기노이 호텔 온천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어지간한 노천온천에는 만족하기 어렵다. 5단으로이루어진 계단식 욕조가 펼쳐진 노천탕으로 1단은 옥내에 있는 실내탕, 2단은 지붕처마에 걸리게 되어 우천시에도 비에 젖지 않는 반노천, 3단은 가장 폭이 넓고 웅장하며 4단은 정자와 연결 족탕이, 끝부분인 5단은 침탕으로 되어 있다.
본관에서 투숙을 하였기에 호텔내 셔틀을 이용한다고 해도 걷는 거리, 소요시간이 제법이다. 그래도 걸음걸음이 아깝지 않게 숙박 당일 1회, 다음 날 아침 일출시간에 맞춰 1회 총 두차례 타나유에 몸을 담갔다.
벳부에는 무료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온천이 많지만, 호텔에서 운영하는 온천은 그에 비해 입욕료가 비싼 편이다. 4월 7일 찍은 사진과 8일에 찍은 사진의 입욕료 가격이 달라서 찾아보니 스기노이 팰리스 당일 입장요금은 기간에 따라, 평일이냐 토, 일, 공휴일이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포스팅하고 있는 오늘 5/4의 요금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성인 2,500엔 / 어린이 1,500엔이지만 5/7~7/19에는 평일 1,200엔 (어린이 700엔) / 토, 일, 공휴일은 1800엔 (어린이 1100엔)이다. 당일 입욕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입장권 판매는 오후 10시 마감) 이용가능하다.
숙박객은 타나유 (棚湯, 다나유) 유카타, 슬리퍼로 입장하거나 룸키 제시한 후 무료이용이 가능하다. (체크아웃 이후 입장은 영수증 혹은 룸카드 제시)
숙박객의 타나유 이용시간은 동계기간 (10월~3월 20일) 에는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하계기간 (3월 21일~9월) 에는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이다.
복도가 꽤 긴데, 아쿠아 가든과 이어지는 길도 있으므로 헷갈리지 말고 잘 다녀야 한다. 몇 개의 노렌을 걷고 타나유 여탕에 도착했다.
이 안에서부터는 사진 촬영이 불가하여 설명과 벳부 스기노이 호텔 홈페이지의 사진으로 대신한다. 온천에는 타올과 바스타올이 준비되어 있으며 한국어 안내문도 곳곳에 붙어 있으니 꼭 숙지하고 이용하길 권한다. 수영복을 입고 타나유 탕내 입장이 불가하니 꼭 옷을 벗고 탈수기에 돌린 다음 락커에 보관하고 입장하면 된다. 입욕객이 많을 때는 탕내 문을 열닫아 주는 직원분이 상주하고 있는데, 수영복 입고 그냥 입장하려는 분들과 실갱이가 많았다.
수건 뿐만 아니라, 씻는 칸마다 목욕의자와 바가지,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등이 비치되어 있다. 샤워 후 탕에 들어가면 되고 샤워를 하고 난 후에는 자리를 원래대로 정돈하고 이동한다.
출처 https://www.suginoi-hotel.com
꼽아보니 다섯번 정도 벳부 여행을 했는데 그 때마다 스기노이 호텔에 머물렀다. 이상하게도 나는 타나유보다는 미도리유를 더 좋아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마음이 바뀌었다. 그 이유는 타나유에서 일출을 보았기 때문? 일출 보기 좋은 자리를 알아두고, 일출시간에 맞춰 타나유에 방문했다.
내가 타나유에서 가장 좋아하는 자리는 5단의 네유이다. 침탕에서 잘 보면 나무가 푹 꺼진 곳이 한 칸 있다. (바뀔 수 있음)
그리고 통나무탕도 좋다. 둘 셋이 들어가면 꽉 찰 크기의 동그란 탕이 3개 있다. 그 중 노송나무로 만든 다루유 (樽湯)를 선호한다.
탁 트인 벳부 전망을 바라보면서 사우나도 즐길 수 있다. 여기는 겨울에 진짜 최고!
일몰, 일출 시간대에는 더욱 아름다운 절경을 즐기며 온천을 즐길 수 있어 입욕객이 매우 많다. 일출시간은 스기노이 호텔 곳곳에 표시되어 있으니 확인하고 시간 맞춰 방문하면 된다.
타나유도 벳부 온천명인 스파포트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곳이라 온천을 마치고 나와서 스탬프를 받았다. 타나유 입장 카운터에서 도장을 찍어준다. 스기노이 호텔 타나유 온천 스탬프는 예쁘기도 참 예쁘다!
일출을 보며 노천온천에서 제대로 힐링을 하고 나서 객실로 돌아가는 길... 시계 옆의 고동색 문을 열고 나가면 아쿠아가든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전망이 아주 좋다. 타나유에서는 일출 장면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담을 수 없어 아쉬운데, 온천보다는 일출 장면을 간직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여기에서 사진을 찍으면 아주 굿이다!
▲벳부 스기노이 호텔에서의 아침 (동영상)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다가 이곳 전망이 좋아보여 다시 올라와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두었다. 아쿠아가든도 일찍 오픈하면 참 좋을 텐데,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하는 점이 약간 아쉽다.
더 아쿠아 가든 (ザアクアガーデン)
아쿠아가든은 수영복을 입고 즐길 수 있는 야외형 온천으로 숙박객은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유카타, 슬리퍼로 입장하거나 룸키를 제시하면 된다. 튜브, 수영복 렌탈도 가능한데 튜브의 경우 대여료 (크기에 따라 다름)를 지불하면 이용시간 내에 맡겨두고 다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영수증, 대여한 사람 이름 확인함)
수영복은 렌탈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음... 렌탈료는 420엔이다.
더 아쿠아가든의 이용시간은 11:00~23:00까지이다. 아쿠아 가든 분수쇼는 오후 7시, 오후 8시, 오후 9시, 오후 10시에 있으니 시간 맞춰 방문하면 멋진 분수쇼를 보면서 야외온천을 즐길 수 있다.
▲ 벳부 스기노이 호텔 아쿠아가든 분수쇼 (동영상)
낮에는 전천후형 레저풀장인 아쿠아비트가 좋고, 밤에는 야외온천을 즐기며 분수쇼도 볼 수 있는 아쿠아가든에서의 물놀이가 즐겁다. 온천수이며 계단식으로 되어 있다.
뽀글탕도 있고, 튜브 사용도 가능하며,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분수쇼를 할 때 물방울이나 비눗방울이 거슬리거나 추울 것을 대비해서 빤딱 돗자리 재질의 망토도 제공한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분수쇼할 때만 들어가봤는데, 예전에 이용한 경험을 돌이켜 적어보면 둥둥 떠있는 온천이 아쿠아가든에 있다. 안정적인 음악이 흐르고 둥둥 떠서 명상을 하기 좋은 플로트 치유 바스 (フロートヒーリングバス)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미도리온천 (みどり湯, 미도리유)
스기노이 호텔 본관 지하 1층에 위치한 미도리유는 투숙객 전용 온천이다.
미도리유 앞에 가족탕 안내와 예약현황이 표시되어 있어서 짧게 소개해본다. 스기노이 호텔에는 가족탕도 있는데 예약제이며 별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굿타임 플로어 가족탕은 중관 4층 굿타임 플로어에 있다. 영업시간은 14:00부터 25:15 까지(최종입장 24:30) 이며 이용비용은 평일과 일요일 60분 3,780엔
토요일 60분 4,320엔이다. (45분도 가능)
조식, 석식을 먹는 식당 앞에 있어 오며가며 온천하기에 좋은 위치이다. 이용시간은 오후 2시 30분부터 익일 오전 10시까지이다. 노렌을 걷고 여탕 안으로 들어가 수건을 챙기고 슬리퍼는 벗어 신발장에 넣는다. 사진 촬영은 불가하며, 휴대전화 보관함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일본은 (여행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조금씩 달라진 듯 큰 변화는 없어서 매력적이다. 스기노이 호텔 역시 마찬가지라 모든 것이 익숙하고 편해서 좋았다. (식사는 훌륭하지만 3일 먹으면 물린다ㅠ) 그런데! 내가 가장 좋아했던 미도리유가 매우 많이 바뀌었다. 레알 나무 바가지도 모양만 나무 모양인 플라스틱 바가지로 바뀌었고(나무 바가지도 몇 개 있기는 함) 내부 위치도 많이 바뀌었다.
미도리유(みどり湯)는 서서 씻는 칸 1석, 앉아서 씻는 칸이 25석이며 실내 2층탕으로 탕이 2개이다. 노천탕은 1개 있는데 공사후 나무 느낌보다는 돌느낌에 플라스틱 대나무 발도 촘촘하니 인조틱하다. 노천탕 나가는 쪽으로 자리하던 사우나실이 탈의실쪽으로 옮겼고, 미도리유의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사라져 퍽이나 아쉬웠다.
타나유에도, 미도리유에도 탈의실 한켠에 우유 자판기가 있는데 온천욕 후에 마시는 우유는 맥주보다도 더 맛있으니 온천갈 때는 꼭 동전을 챙겨가시라~
그래도 목욕후에는 맥주지, 하는 맥주파를 위해 주류 자판기도 온천 바로 근처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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