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지추천 포천 산정호수
경기도 포천 1박 2일 여행을 계획한 것은 한화리조트 산정호수 온천때문이었다. 숙소에서 산정호수가 가까운 편이니 그냥 산책이나 해야지, 가볍게 생각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산정호수 둘레길 걷는 게 참 좋았다. 지난 주 토요일 오후에 한번, 일요일 오전에 한번 다른 방향으로 산책을 시작했다. 이른 아침이나 불을 밝히기 시작하는 일몰 전후가 멋지다고 하니 시간대를 잘 맞춰 산정호수 둘레길을 걸어보자.
포천 산정호수(山井湖水)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산정호수(경기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243-1) 산 속의 우물과 같은 맑은 호수라고 해서 산정(山井)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산정호수의 규모는 더 크고, 대체로 잘 꾸며져 있어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숙소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 산정호수 둘레길 산책을 하기로 한 거라 프론트에서 둘레길 안내를 받았다. 한화리조트 맞은편쪽에 위치한 하동주차장에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했다. 우리 가족은 느릿느릿 걷고, 곳곳에서 사진을 찍고, 해서인지 그보다는 오래걸렸다.
하동주차장 입구쪽에 포천관광안내소가 있으니 이곳에서 포천여행정보, 산정호수 둘레길 산책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산정호수 둘레길
산정호수를 아우르는 5km 코스의 둘레길은 언제 걸어도 상쾌한 나무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봄이면 꽃길이, 가을이면 단풍길로 변하는 산정호수,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이른 아침이나 일몰 전후가 한층 더 운치있다고 한다.
둘레길 코스는 어느쪽으로 걷든 마음먹기 나름이지만, 토요일에는 산정폭포쪽 오솔길에서 시작했다.
산정폭포 근처에 가족 글램핑장도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이 적지 않았다.
원래 저 구름다리 아래로 난 물길이 산정폭포인 것 같은데, 그쪽으로는 물이 흐르지 않고 있었고 그 옆에 그보다는 야트막한 폭포가 흐르고 있었다. 물고기도 잡히는 모양인지, 낚시를 즐기는 분들도 더러 볼 수 있었다.
높고 낮은 돌계단을 얼마나 올랐을까? 산정호수 둘레길 안내도가 보인다. 산정호수 둘레길을 걷다가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할 즈음, 이와 같은 그림에 '현위치'만 바뀐 안내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구름다리까지 왔을 때, 직진을 할 지 오른쪽 길로 갈 지 결정해야 한다.
구름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인데, 멀리 한화리조트 산정호수 안시가 바로 보인다.
구름다리 아래쪽으로 용두가 있었다. 찾지 못하고 있다가 포켓스톱이라는 아이의 말에 내려다보니 용머리가!
구름다리에서 한화리조트 방향을 등지고 서면 이렇게 산정호수가 보인다. 어느쪽 길로 갈까 고민하다가 산정호수 수변테크쪽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산정호수는?
-면적 : 전체면적 0.024㎢, 만수위 때 26ha, 홍수위 때 30ha 1
-특징 : 1925년 일제강점기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축조된 인공호수로 맑은 수질과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며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국민관광지이다. 호수 주변으로 아름다운 둘레길이 펼쳐져 있어 물길(수변데크길)가숲길(소나무길)을 동시에 즐기며 호수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화번호 : 031-532-6135
-홈페이지 : www.sjlake.co.kr
물길 (수변테크) 위를 걸으면서 찍어본 사진들이다. 아이와 함께, 군복입은 남자친구 또는 아들과 함께, 반려견과 함께... 산책파트너는 제각각이었지만, 곳곳이 아름다워 나너할 것없이 풍광을 즐기며 연신 사진기에 담기 바쁜 모습이었다.
아슬아슬 곡예하는 듯한 모터보트를 즐기는 분들도 있었다. 재미있어 보여 타보고 싶었지만, 아이가 무서워할 것 같아 그냥 보트 타고 있는 분들과 손인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아, 나는 왜 관광지에서 지나가는 버스나 배를 타고 만나면 손을 흔들게 되는가....
나무다리, 신데렐라 언니 촬영지 아래로는 몇몇 식당이 보였는데 둘레길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창고 등에 화살표로 표시를 해두었다. 길이 아닌 곳 같은데, 길이 나오니 화살표만 잘 따라가면 된다.
우리는 9월 말일에 다녀온 거라 아직 단풍이 제대로 물들지 않았다. 10월 하순 즈음이라면 '오-매 단풍들것네', 가을느낌 물씬 풍겨 가을 여행지로 후회없는 선택이 될 듯하다.
수변데크 반대쪽으로는 숲길이다. 곳곳에 사진을 직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연인들의 발길이 머무는 장소이기도 하다.
명성산 기슭에 위치한 사찰, 자인사에는 올라가 보지 않았다. 궁예와 고려 태조 왕건의 맺힌 악연을 풀고 용서와 화해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절 이름을 자인사(慈仁寺)라고 지었다고 한다. 사찰 안에 위치한 약수터는 물맛 좋기로 유명하다고 하니 산정호수 둘레길 산책하다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산정호수 안쪽으로 산정호수 가족호텔 안내판이 있었다. 그냥 이쪽에도 호텔이 있었네, 생각만 하고 지나쳤다. 나중에야 낭만닥터 김사부 촬영지(돌담병원)였다는 것을 알고 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산책을 하다보니 입이 심심하여, 산책로 중간에서 '행운의 호박엿'을 사먹었다. 당첨을 기원하며 로또 번호가 적힌 종이를 주시는데 로또를 못샀다. 다음 기회에 사는 걸로~
호박엿만 사먹은 건 아니고 다방커피와 길쭉이호떡도 사먹었다. 보통 관광지에서 간식류 사먹다 보면 맛은 없는데 비싸고 불친절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포천의 상인분들은 대체로 매우 친절한 편이었다. 길쭉이 꿀호떡은 먹기도 편하고 맛도 좋은 편이라,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치즈가 더 맛있다고 하니 다음번에는 치즈로~
바이킹 등의 놀이시설이 있는 놀이동산
오리보트장과 모터보트장
억새감상1번지 산정호수 명성산
놀이동산과 유선장, 조각공원이 있어 전연령대를 아우르는 여행객이 찾는 곳이었다. 놀이동산에서는 어린 아이들과 젊은 부부가 많이 보였고, 조각공원에는 여기저기 사진찍기가 좋아 연세있는 분들이 장성한 자녀들과 함께 나들이 온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야기가 있는 호수 둘레길
놀이동산과 조각공원을 지나 숲길을 내려오다보면 '이야기가 있는 호수 둘레길(궁예의 눈물)'을 역순으로 볼 수 있다. 다음 날 오전 산책시에는 궁예의 눈물을 제대로 된 순서로 볼 수 있는 산책로를 택했다.
산정호수 역사 이야기
산정호수 주변은 후고구려를 세운 왕 궁예와 고려 태조 왕건과의 야사가 숨겨져 있다. 906년 지금의 철원으로 도읍을 옮긴 궁예는 왕건을 시켜 후백제를 공격하게 했는데 이 때 왕건은 명성산 일대에서 산제를 지냈고, 현몽을 받아 승전했다고 전한다. 재를 올리고 기원하던 터라하여 잿터바위요, 궁예의 군사나 식솔들의 울음소리가 그칠 줄 몰랐다 하여 명성산(울음산), 궁예가 강변에서 한탄했다 하여 한탄강이 되었다는 유래다. 2
좀 더 내려오면 갈림길이 나온다. 김일성 별장코스와 궁예코스이다. 토요일 오후에는 궁예코스로, 일요일 오전에는 김일성별장코스로 걸었다.
갈림길에서 산책로 초입(하동 주차장)까지는 걸어서 금방이다. 이 근처 산책로 안쪽에는 깐 더덕이며 도토리묵을 파는 상인이 여럿 늘어서 있었다. 하동주차장 근처에는 각종 식당과 슈퍼, 편의점이 있어서 간식이나 음료수를 사먹기에 좋았다.
다음 날인 일요일 오전, 다시 산정호수 둘레길을 걷기 위해 산책로에 들어섰다. 전날과는 다른 방향으로 짧게 산책하고 왔다.
이야기가 있는 호수 둘레길을 순서대로 올라가다가 갈림길에서 김일성별장쪽으로 향했다.
김일성 별장이 위치했던 이곳은 6·25 전쟁 이전에는 38선 이북 땅이었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의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산정호수의 모양이 우리나라 지도를 뒤집어놓은 모양이라 작전구상을 위해 별장을 지어놓고 김일성이 주로 머물렀다고 한다.
김일성별장을 아무데나 짓지는 않았을 터, 겹겹이 포개진 산 봉우리들에 병풍처럼 둘러싸인 이 곳에서 바라본 산정호수의 풍경이 가장 아름다웠다. 이곳에 앉아 생각에 잠기며 (사실은 멍때리며...)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혼자 생각에 잠기며, 또는 가족, 연인과 함께 걷기 좋은 산정호수 둘레길. 단풍이 짙어질 즈음에는 얼마나 더 아름다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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