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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하와이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카이 커피 하와이 (Kai Coffee Hawaii)

by 이우유 2019.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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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즐겨 마신다. 매일 커피믹스부터 캡슐커피, 핸드드립까지 하루에도 몇 잔씩 습관처럼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여행지에서도 카페에 꼭 들르게 된다. 신의 선물이라 불릴만큼 특별한 하와이의 화산토와 햇빛, 비의 조화로 생산된 코나 커피는 희소성 뿐만 아니라 맛도 있어 인기가 대단하다. 어마무시한 가격임에도 (하와이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커피를 생산하는 주로 다른 커피 생산지에 비해 최저 임금 자체가 높아 커피 가격도 비싸다) 원두를 구입하고 커피 한 잔에 여유를 즐기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잊지 못할 카이 커피 하와이 (KAI COFFEE HAWAII)

▶주소 : 2424 Kalakaua Ave #129, Honolulu, HI 96815 미국

▶영업시간 : 매일 오전 5시 30분 ~ 오후 11시까지

 

첫번째 숙소에는 리조트 내에 스타벅스 커피가 두 군데 입점해 있어 거기에서 사 마시거나 쇼핑갔을 때 쇼핑센터에 있는 호놀룰루 커피를 마셨다. 호놀룰루 커피 컴퍼니는 알라모아나 센터의 작은 노천카페로 시작해 현재는 하와이 로컬 커피 전문점으로는 가장 큰 브랜드로 성공한 곳이라고 한다. 커피를 마시는 하와이 여인을 형상화한 브랜드 로고가 인상적이기도 하고, 얼마나 맛있길래 하는 궁금함에 지친 발을 쉬어갈 겸 들어갔는데 내 입맛에는 그다지 맛있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마카롱이랑 같이 마시면 그나마 좀 낫다. (음... 그래, 역시 내 혀는 후진 것이다.)

 

하와이 오아후 두번째 숙소였던 하얏트 리젠시 와이키키 1층 정원쪽(?)에는 카이 커피 하와이라는 처음 들어본 카페가 있었는데, 지나다닐 때마다 항상 사람이 많아서 정말 맛있는 곳인가 보구나 생각하고 꼭 마셔보리라 다짐했다.

 

카이 커피의 시그니처 메뉴는 카이 라떼 (Kai Latte)로 마카다미아 너트가 들어간 라떼이다. 가격은 사이즈별로 다르지만 6달러 내외이니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는? 남편은 딱히 맛있는 거 모르겠다고 하던데, 내 입맛에는 진하고 고소해서 정신이 바짝 드는 맛이었다. 아이스도 맛있지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아침에 마신 따뜻한 라떼는 잊지 못할 선물이었다.

 

 

마시는 커피만 파는 것은 아니고, 함께 먹을 푸드류도 취급한다. 아침시간대에는 특히나 샌드위치와 함께 주문해 먹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여느 커피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모자나 티셔츠도 판매하고 머그나 텀블러도 판매한다. 매장에서 봤을 때는 별로 예뻐보이지 않았는데, 지금에서야 하나 사올 걸 싶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원두커피는 100% 마우이 커피, 시그니처 에스프레소 블렌드, 시그니처 하우스 블렌드, 100% 카우 커피, 100% 코나 엑스트라 팬시, 100% 코나 피베리 등을 판매하는데, 코나 커피는 가격이 후덜덜하다. 여행지에서 종종 커피를 구입해오곤 하는데 집에서 마시면 여행지에서 마신 그 때 그 맛이 아니나는 것 같아 이번에는 애써 외면했다. 높은 가격이 표시된 것을 보곤 내심 가격저항이 생긴 것일 수도 있겠다.

 

6~7천원짜리 커피 메뉴만 있는 것은 아니고 저렴하게 3천원선에서 마실 수 있는 '오늘의 커피'도 있다. 하지만 '오늘의 커피' 특성상 맛을 보장할 수는 없음이다. 그저 카페인 수혈용 정도로는 마실만하다.

 

어느 날 아침에는 비가 꽤나 많이 내렸는데, 이럴 때는 손님이 별로 없겠지 싶어 서둘러 준비하고 모닝커피를 마시러 내려갔다. 예상했던 것처럼 평소보다는 손님이 적은 편이었다. 이 날의 축축한 공기와, 따뜻하면서 고소했던 커피향이 한달도 더 지난 지금도 종종 생각난다.

 

카이 커피 하와이는 오전 5시 30분에 오픈하는데, 내가 주문했을 때가 오전 6시 살짝 넘은 시간이었다. 맞은 편에는 장발의 멋쟁이 남자분 둘이 가방을 사이에 두고 따로 앉아 가끔씩 대화를 나누곤 했다. 나한테도 뭐라고 대화를 시도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미소나 고개 끄덕임 뿐. 그외에는 뭐 어찌할 방도가 없어서 대화는 금세 단절되었다. 내 짧은 가방끈만큼이나 짧은 영어실력 덕분에,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멍하니 앉아있을 수 있는 호젓함을 확보할 수 있었다.

 

비 내리는 소리와 함께 마신 따뜻한 카이 라떼를 마셨다. 맛도 서비스도 환상적이었다. (이 라떼 아트 만들어 준 직원의 응대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그만 멍 때리고 객실로 돌아가려고 일어서니 하니 커피 맛있었냐고도 물어보는데 아, 진짜 내 영어야 ㅠㅠ 다시 카이 커피 하와이를 방문한다면 유창한 영어로 주문하고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수십년 동안 진전이 없었던 바 나아질 일은 제로에 수렴하지 않나,가 객관적인 판단일 게다.

 

출처 https://kaicoffeehawaii.com

카이 커피 하와이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잘 찍은 매장 사진과 매니저의 사진 등이 갤러리에 올려져 있다. 항상 사람들로 붐벼서 제대로 사진을 찍기 어려웠는데! 마지막 사진의 매니저가 진짜 센스롭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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